
3년 넘는 기간 동안 국내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134억원에 달하는 판매사기 행각을 벌여 온 일당 총책이 필리핀에서 잡혔다. 게임기부터 콜라는 물론 최근엔 KF94 마스크 등까지 각종 물품을 판다며 조직적으로 활동한 탓에 국내 피해자만 285명에 달한다.
경찰청은 8일 사기,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직 총책 A씨(50)를 검거해 필리핀에서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고 밝혔다.
A씨가 총책으로 활동한 사기단의 조직원은 총 33명이며 모두 한국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활동한 것은 2016년 12월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올해 3월까지 온라인 카페 등에 각종 물품을 판매한다는 허위 게시글을 올리고 실제 배송은 하지 않고 송금만 유도하는 방식으로 돈을 가로챘다. 판매 물품은 자동차부품부터 게임기, 콜라까지 가리지 않았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만 전국적으로 285명, 134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어진 지난 1~3월 “KF94 마스크를 대량 판매한다”고 속여 무역업자 등 피해자 32명으로부터 15억5000만원가량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33명 중 조직원 대부분은 20, 30대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광고 글을 올리는 팀, 대포통장 모집책, 환전책, 자금 세탁 등 역할을 나눠 맡아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3월부터 20명을 검거, 4명을 구속하고 해외로 도피한 총책 2명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발령해 추적해 왔다.
그 가운데 A씨는 지난 9월 필리핀 현지에서 붙잡아 강제송환 절차를 밟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뤄진 A씨 추적은 쉽지 않았다. 필리핀 지역사회가 격리 조치돼 있어 소재지 파악이 특히 어려웠던 것. 인천경찰청은 A씨 소재지를 필리핀에 파견돼 활동하는 한국 경찰인 코리안데스크에게 전달했고, 코리안데스크는 필리핀 사법 당국과 함께 3개월에 걸쳐 A씨의 동선을 추적, 잠복한 끝에 지난 9월 검거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검거 후에도 코로나19 상황으로 국내 호송관 파견이 쉽지 않아 현지 코리안데스크가 직접 피의자를 8일 국내로 데려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나머지 총책 1명과 조직원 11명의 소재도 파악 중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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