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하는 일은 팬데믹이 불러온 가장 어렵고 심각한 과제다. 코로나19 ‘4차 유행’이 시작된 홍콩은 연말까지 각급 학교의 대면수업을 중단키로 했다. 반면 미국 뉴욕은 중단했던 대면수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다음달 2일부터 연말까지 홍콩 정부가 모든 학교의 문을 닫을 방침을 밝혔다고 30일 보도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1~3학년의 경우 이미 지난 주부터 2주간 대면 수업 중단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 주 확진자가 발생한 일부 학교들도 2주간 학교 문을 닫았다.
SCMP는 정부 집계를 인용해 “지난주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29일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최근 4개월 내 최대치인 115명을 기록했다”면서 “지난 8월 1일 125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처음으로 세자리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29일 발생한 신규 환자 중 62명은 코로나19 4차 유행의 시발점이 된 댄스클럽발 감염자로 나타났다. 댄스클럽발 누적 감염자는 이날까지 479명으로 집계됐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의 추세를 분석하면 4차 유행은 3차 유행보다 훨씬 강력하다”고 우려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17만7000여명의 공무원들도 조만간 재택 근무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그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8일 자문위원들이 향후 2주가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해왔다. 빠르고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거리두기와 4인 이상의 모임 금지 등 방역수칙 위반에 대한 벌금도 현행 2000 홍콩달러(약 29만원)에서 더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6238명, 누적 사망자 수는 109명이다.
미국 뉴욕시는 29일(현지시간) 공립 초등학교의 대면수업을 재개할 계획을 밝혔다. 지난 19일 주요 학교 폐쇄령을 발표한 지 2주도 채 안 된 시점에 방침을 번복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일부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이번 주부터 1주일간 준비를 거쳐 다음달 7일 개교한다고 이날 밝혔다. 특수학교 학생들도 12월 10일부터 대면수업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부모들에게 일주일에 5일은 자녀를 학교에 보낼 수 있는 선택권을 주는 것이 목표”라면서 “팬데믹이 아이들의 교육과 정신건강에 심각한 손상을 입혔다”고 강조했다.
NYT는 “시 당국이 뉴욕의 어린이들보다 경제활동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면서 “더블라지오 시장은 중고등학교의 경우 대면수업을 하지 않는 방침을 유지하겠다고 했지만, 코로나19 통제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습 형태를 등교수업과 원격 컴퓨터 수업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전국 최대의 학군을 가진 뉴욕시의 등교수업이 재개 될 경우 총 100만명에 달하는 이 지역 학생들 가운데 1차로는 약 19만명만이 등교 대면수업을 시작할 전망이다.
팬데믹 대응을 두고 더블라지오 시장과 충돌하기도 한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도 이번엔 뉴욕시장의 개교 계획이 올바른 방향이라며 이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카니자로 전국 교육행정 및 교장 협의회 회장은 “어린이들이 되도록 많이 정기적인 등교수업을 하는 데에 찬성한다”면서 “다만 개인 위생과 방역, 의료전문가들이 권하는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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