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도중 자궁파열로 환자를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의사에게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인천지법 형사5단독 이상욱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54)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5월 인천 한 병원에서 여성 환자 B씨(38)를 수술하던 중 자궁 파열 등으로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B씨는 수술 후 정신을 잃을 정도로 심한 복통을 호소했고 결국 자궁을 들어내는 적출 수술을 받아야 했다.
검찰은 A씨가 ‘자궁 경하 유착 박리술’을 시행하다가 수술 도구인 절제경을 과도하게 사용해 B씨의 자궁에 천공을 냈고, 이후 8시간가량 컴퓨터 단층 촬영(CT) 검사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봤다. 자궁 경하 유착 박리술은 달라붙은 자궁 내부에 전기 자극을 줘 공간을 만드는 수술이다.
그러나 법원은 수술로 인해 B씨가 상해를 입은 것은 맞지만 A씨의 과실이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판사는 “검사는 피고인이 (수술 전) 환자에게 설명할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점을 과실의 한 근거로 들었지만 B씨는 수술 동의서에 서명하기 전 ‘수술 후 합병증으로 자궁 천공, 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B씨는 이미 2차례 자궁 수술을 받은 상태에서 A씨에게 3번째 수술을 받은 것”이라며 “거듭된 수술로 자궁 천공이 발생할 가능성은 더 컸고 수술의 난도도 높았다”고 덧붙였다.
또 “피고인은 B씨가 통증을 호소하자 내과 원장의 지시를 받아 약물치료를 했고 진통제도 투여한 뒤 엑스레이 촬영도 했다”며 “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관찰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필요한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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