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에서 7600t에 달하는 5층 건물이 ‘걸어서’ 62ｍ가량 이동했다.
17일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상하이 황푸구는 지난달 15일 프랑스 조계지 시절 지어졌던 라거나 초등학교에 인공다리 198개를 설치해 61.7m 북쪽으로 이동시켰다.
새롭게 들어설 복합상가의 대지를 마련하기 위해 황푸구 문화재 보호 건물인 라거나 초등학교를 부수지 않고 그대로 들어 올려 인공 다리를 설치한 후 옆으로 이동하도록 한 것이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T자 형태인 건물은 네모반듯한 건축물과 달리 트레일러 이동 등 기존 방식을 사용하면 건물에 힘이 고르게 실리지 않는다. 그에 따라 건물 밑에 기계 다리를 달아 ‘걸어서’ 이동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매체 설명이다.
건물은 이동하면서 방향도 21도가량 회전했는데, 다리 설치부터 이동을 완료할 때까지 18일이 걸렸다.
황푸구는 급속한 개발로 역사적인 건축물이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번 사업을 추진했다. 라거나 초등학교는 1935년 프랑스에 의해 세워져 8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이 학교가 있던 자리엔 2023년까지 새로운 복합 상가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번 사업을 이끈 란우지 수석은 “건물이 목발을 짚고 일어서서 걷는 것과 같은 원리”라며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기보다는 이동시키는 것이 더욱 저렴하다”고 소개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건물을 옮기기 위해 먼저 인공 다리를 설치할 198개 지점의 땅 밑을 파낸 뒤 건물을 땅 위에 지탱시켜주는 기둥 끝부분을 절단한다. 그런 후 절단된 기둥에 인공 로봇 다리들을 덧대 건물을 위로 들어 올리고, 다른 인공 다리들도 건물 밑바닥에 촘촘하게 설치한다.
인공 다리들은 부착된 센서에서 보내오는 신호에 따라 사람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듯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방향도 조정한다.
이런 방식으로 라거나 초등학교는 새 보금자리를 찾았다.
김나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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