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선수 출신의 남성에게 폭행을 당해 지적장애인 판정을 받게 된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아내의 호소가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순간에 아이큐 55 지적장애인이 된 저희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A씨는 2년 전인 2018년 3월 술자리 도중 가해자와 남편 사이에 실랑이가 있었고, 가해자가 남편을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A씨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가해자가 청원인 남편의 뺨을 때렸다. 이에 남편은 그대로 쓰러졌고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정신을 잃었다.

가해자가 일으켜 세우지만, 남편은 큰 충격을 받은 듯 움직임이 없다. A씨에 따르면 가해자는 전직 야구선수로 알려졌다.
이후 가해자는 남편을 들어 자신의 차로 옮겼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식당 주인이 경찰에 신고를 했다.
하지만 가해자는 당시 경찰에게 사소한 말다툼이 있었지만, 폭행은 없었다고 발뺌했다.
아내는 “가해자는 나에게 ‘남편이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며 남편을 차에 태워왔다”며 가해자가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동하지 않고 시간을 끄는 바람에 남편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분노했다.
A씨가 아무리 깨어봐도 남편은 일어나지 않았다. 남편이 코피를 쏟고, 구토를 하자 A씨는 119에 전화를 걸었다. 남편이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친 뒤 50여분이 지나서였다.
A씨는 “가해자는 수술실에 들어가는 남편을 보면서도 ‘술에 취해서 혼자 어디 부딪힌 것 같다’며 끝까지 폭행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분개했다.
이어 “그날 이후 병원에도 한 번 찾아온 적이 없다. 2년 반이 지나도록 연락도 없다”며 “사고 이후 보여주기식의 사과 문자가 전부였다”고 말했다.
A씨 남편은 다행히 목숨을 건졌으나 인공뼈 이식 수술을 받아야 했고, 기억력 감퇴와 어눌한 말투 등 후유증을 앓게 됐다.
A씨는 남편의 지능지수는 현재 IQ 55라며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워 회사에서 해고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가해자는 이 사건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하지만 A씨는 “진정한 사과와 병원비조차 받아 보지 못했다. 저희가 전적으로 병원비를 부담하고 있다”고 했다.
A씨는 “곧 2심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우리 가족은 가해자가 엄벌에 처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자식들이 당시 아빠의 모습을 기억하며 괴로워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A씨는 이어 “중상해죄나 살인미수로 엄벌에 처해달라고 탄원했지만, 판사님이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실지 걱정이다. 가해자가 제출한 반성문만 보실까 걱정이다”라고 우려했다.
가해자는 A씨 부부와 한동네에 사는 이웃으로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을 통해 만남을 이어왔다.
A씨는 “가해자가 출소해 우리 가족에게 보복을 할까 두렵다”며 “집까지 노출이 돼 있는 상태지만 이사도 할 수 없을 만큼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해자가 엄벌에 처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 청원은 13일 오후 3시 기준 3만3000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와 관련해 가해자 측은 1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피해 남성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를 택시에 태워 보내려고 했는데도 다시 내려 끝까지 시비를 걸었다”고 덧붙였다.
또 “사고 당시 쓰러진 피해자가 코를 골고 있어 기절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특히 피해 남성은 평소 간질을 앓고 있었다. 폭행이 아닌 간질로 인해 기절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징역 1년 밖에 안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건을 숨길 생각이었으면 피해자 아내에게 연락을 했겠느냐”며 “술에 취해 정확한 판단을 못했을 뿐이다. 사건을 은폐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했다.
사고 이후 사과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상대방이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했다”며 “사과를 해도 보여주기식이라고 말하니 더이상 사과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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