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매체가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선거에 대해 “한국이 일본에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2일 일본 산케이계열 석간후지는 이번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 대해 “한국의 외교패배”라고 평가했다.
석간후지는 “문재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로비활동을 하는 등 한국이 정력을 쏟아온 WTO 사무총장선거지만, WTO가 추천한 것은 한국산업통상자원부의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아니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일라 전 재무장관이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캐나다, 말레이시아 등 각국 수뇌부에 유씨를 지지하라고 호소했고, 1일 3개국의 수뇌부와 전화 회담을 통해 요청했지만 다수파 공작에는 실패했다”라며 한국의 ‘외교패배’ 주장을 이어갔다.
WTO의 차기 사무총장 선출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WTO 일반 이사회 의장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전체 회원국을 소집한 회의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사무총장으로 추천했다. 다만 WTO는 전체 회원국의 컨센서스 도출, 차기 WTO 사무총장 승인을 위한 다음 달 9일 특별 일반이사회 등의 절차를 남겨 놓고 있다. 또 미국이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공개 선언하면서 판세가 아직 유동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 정부도 자발적 사퇴에는 거리를 뒀다.
석간후지는 이와 관련 BBC를 인용해 “미국이 유 본부장을 지지한 것은 나이지리아와 연관 있다고 여겨지는 중국의 영향력을 염려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선거에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당선을 막기 위해 비밀리에 각국에 네거티브 캠페인을 펼쳤다는 한국 보도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다.
석간후지는 “일부 한국 미디어는 놀랄 정도로 보도를 전개했다”며 10월 27일 조선일보 일본어 전자판을 인용했다. 해당 기사는 일본 정부가 작년 7월 한국 수출관리를 엄격화한 것에 대해 일본이 네거티브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외무성이 유럽이나 남미, 아시아 여러 국가에 유씨를 지지하지 말라고 요청하고 ‘한국의 사무총장이 탄생한다면 WTO는 공평성이 의심될 것’ ‘일본의 요구를 들어주는 대가로 경제지원’ 등을 언급했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석간후지는 “한국의 ‘외교패배’라고 말할 수 있는데 그 책임을 일본에 떠넘기는 것은 기가 막힌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이 유씨를 지지하지 않은 것은 한국이 일본의 수출관리 엄격화를 ‘부당하다’고 WTO에 제소한 것 자체부터 당선될 경우 분쟁 해결 절차의 공평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본이 유명희 사무총장을 지지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일본의 우익 저널리스트 무로타니 가츠미는 “문 대통령의 외교력 부족이 이번 결과다. ‘한국은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나라를 비판하는 나라’라는 세계인의 이해가 한 걸음 더 깊어졌다고 볼 수 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석간후지는 이번에 일본이 한국과 절대 타협해서는 안 된다며 “WTO에서는 과거에는 2명의 후보가 다툰 끝에 임기를 반씩 나누어 맡은 예도 있는데, 한국이 계속 불평할 가능성도 남는다. 2002년 월드컵이 한일 공동개최됐던 것 같은 타협은 금물이다”라며 강한 어조로 일본 정부의 단호함을 촉구했다.
김나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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