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전한 국내 방송사를 저격했다.
배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YTN, 연합뉴스 두 채널에서 김정은 열병식 연설 녹화한 조선중앙TV를 통째 중계하는 뜨악한 장면을 보고 있는 내 눈이 의심스럽다”며 “이 시각 조선중앙TV 통중계, 이 무슨 일입니까. 대한민국입니까. 북조선입니까”라고 비판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19시부터 조선노동당 창건 75돌 경축 열병식을 보내드리겠다”고 예고한 뒤 이날 오후 7시 녹화된 영상을 공개했다. 열병식은 이날 자정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렸다. 북한 방송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참석한 열병식을 녹화해 편집한 뒤 19시간이 지난 뒤 공개했다. 국내에선 연합뉴스TV와 YTN 등 뉴스 전문 채널에서 ‘현장연결’ 등을 통해 중계됐다.
이날 김 위원장은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을 연상케 하는 회색 정장 차림에 회색 넥타이를 맨 모습으로 등장해 눈물의 연설을 했다. “올해 들어와 얼마나 많은 분이 혹독한 환경을 인내하며 분투해왔느냐”고 운을 뗀 김 위원장은 “예상치 않게 맞닥뜨린 방역 전선과 자연재해 복구 전선에서 우리 인민군 장병이 발휘한 애국적 헌신은 감사의 눈물 없이 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너무도 미안하고 영광의 밤에 그들(장병)과 함께 있지 못한 것이 마음 아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열병식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군 원수들인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군 c총참모장, 김덕훈 내각총리,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아울러 이날 열병식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북극성 4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비롯한 최첨단 전략무기가 등장했다. 600㎜ 초대형 방사포와 대구경 조종 방사포, ‘북한판 이스칸데르’인 KN-23 등도 실물을 공개했다. 이들 전술 무기는 종전에는 발사 사실이나 사진으로만 공개된 것으로, 영상으로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열병식 맨 마지막에 등장한 신형 ICBM은 11축 22륜 이동식발사대(TEL)에 실려 눈길을 끌었다. 종전 ‘화성 15형’이 9축 18륜 TEL에 실리는 21ｍ 길이였던 것을 고려하면 총 길이가 23~24ｍ로 추정된다. 직경도 확대돼 사거리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ICBM은 미국이 가장 큰 위협으로 느끼는 전략 무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밤늦게 신문을 발행하며 신형 ICBM 사진만 10장 싣고, 8~9면에도 열병식에 등장한 전략·전술 무기 사진을 빼곡히 채웠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오늘(10일) 새벽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장비·인원 동원하에 열병식을 실시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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