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봉쇄 기간 중 서로의 집 테라스에서 처음 만나 최근 약혼한 이탈리아 커플이 ‘코로나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리며 화제다.
CNN은 4일(현지시간) 셰익스피어 소설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인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봉쇄 기간에 각자 자신의 집 테라스에서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진 한 커플의 이야기를 전했다.
코로나 확산세로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 전체에 강한 봉쇄조치가 실행되던 지난 3월, 재택근무를 하던 미켈레(38)씨는 건너편 아파트 발코니를 걸어가던 파올라(40)씨의 모습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
미켈레씨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락다운이 시행되던 3월 17일 오후에 집에서 일하고 있었다”며 “아름다운 파올라의 미소에 놀랐다. 그녀를 더 알아가고 싶었다”고 그들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파올라 또한 미켈레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파올라는 “보자마자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하늘이 그를 나에게 보내줬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몇십 년 동안 마주 보는 아파트에 살고 있었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알지 못했다. 그러나 미켈레는 우연히 파올라의 여동생과 같은 체육관에서 운동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즉시 인스타그램을 통해 파올라에게 연락을 취했다.
미켈레는 “우리는 밤늦게까지 수다를 떨었다. 그녀와 다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아침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우리는 음식부터 정치까지 공통점이 매우 많았다”며 봉쇄 기간 메신저로 사랑을 키워온 과정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 커플의 사랑에는 전염병이라는 큰 장애물이 있었다. 당시 코로나 확산세로 이탈리아에서 집 밖으로 나가 서로를 직접 만나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고민하던 미켈레는 어느 날 아침 하얀 침대 시트에 큰 글씨로 파올라의 이름을 쓰고 아파트 꼭대기에 걸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로 결심했다.
미켈레는 “멋진 곳에 나가서 분위기를 잡을 기회가 없었다”며 “발코니에서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외모에 의존할 수 없으니 영혼의 자극을 주어 구애해야 했다”고 독특한 이벤트를 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발코니에서의 첫 만남 이후 한 달 반이 지난 5월 4일에서야 두 사람은 마침내 집 근처 정원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최근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했다. 아직 결혼 날짜나 장소 등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가정을 꾸리는 것에는 동의했다.
미켈레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는 두 사람이 자살함으로써 비극으로 끝난다”면서 “우리 이야기가 그들의 이야기보다 더 좋은 결말을 맺길 바란다”는 희망을 전했다.
김수련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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