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해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와 현재 개발 중인 항체약물을 투약받고 있다고 백악관 측이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는 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메릴랜드주의 월터 리드 군병원에 입원한 트럼프 대통령이 렘데시비르를 투약받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는 지난 5월 코로나19 치료제로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긴급사용을 승인받았다. 주로 중증환자 치료에 사용되며 국내에서도 중증환자에게 투약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증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미열과 코 막힘, 기침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측근 2명을 인용해 전했다.
콘리 주치의는 “대통령은 산소공급까지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전문가들과 상의해 렘데시비르 치료를 시작하기로 선택했다”면서 “1회분 접종을 마치고 편안히 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이 매우 잘 견뎌내고 있다고 발표할 수 있어 기쁘다”고도 했다.
콘리 주치의는 전날 배포한 자료에선 미국 생명공학업체 ‘리제네론’이 개발 중인 항체약물 8g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여했다고 밝혔다. 리제네론은 에볼라 치료용 항체 생산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처방받은 약은 ‘Regn-COV2’로 명명된 ‘단일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ies) 약물이다. 리제네론은 코로나19 초기 질환자가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약물을 개발 중이며, 현재 3상 임상시험까지 완료했다.
대통령 의료진은 리제네론이 개발 중인 항체와 코로나에서 회복한 환자의 항체를 혼합하는 ‘칵테일’ 요법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용했다. 두 종류의 항체를 동시에 투입해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억제함으로써 중병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으려는 방안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처방된 항체 약물의 안전성과 효능은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 콘리 주치의도 실험용 약물을 처방한 이유에 대해 “예방적 조처”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치료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항체 약물 투여법이 코로나19 억제에 특히 효과가 있었다는 점을 백악관이 주목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콘리 주치의는 그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아연, 비타민D, 아스피린, 파모티딘과 멜라토닌을 복용했다고 전했다.
아연과 비타민D는 면역체계 강화에 도움이 되고, 멜라토닌은 신체 리듬 조절에 도움을 주는 호르몬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다만 AP통신은 “이들 약물 중 어떤 것도 코로나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입증된 것은 없다”고 소개했다.
위궤양 치료제인 파모티딘은 코로나 치료제로 연구가 진행 중이며, 아스피린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심장마비 위험을 줄이기 위해 매일 복용하는 약이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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