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 차례 방역지침을 어겨 논란이 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대형 악재를 만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PLOTUS(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와 내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우리는 격리와 회복 절차를 즉시 시작할 것이다. 우리는 함께 이를 극복할 것”이라고 적었다.
백악관 주치의인 션 콘리 박사도 이날 오후 1시 기자들에게 “목요일 저녁쯤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의 건강 상태는 매우 양호하며 백악관 내에서 격리하고 있다”며 “백악관 의료팀은 대통령 내외의 상태를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측근인 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이 전날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자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힉스 보좌관은 지금까지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이들 중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인사로 최근까지 대통령과 함께 많은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지난달 29일 오하이오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대선후보 첫 TV토론을 비롯해 다음날 미네소타 선거유세에 동행해 대통령 전용헬기인 ‘마린원’과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함께 탑승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감기의 일종”이라며 저평가하거나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등 방역지침을 준수하지 않아 숱한 구설에 올랐다. 지난달 13일에는 네바다주 헨더슨시의 중장비 제조업체 소유 창고에서 방역지침을 어기고 실내 유세를 진행하기도 했다. 방역지침상 실내에 50명 이상이 모여서는 안 되지만, 당시 유세에는 수천 명이 참석해 논란이 됐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확진 소식을 두고 “74세의 트럼프 대통령은 ‘중증 고위험 환자군’에 속한다”며 “수십 년간 현직 미국 대통령에게 찾아온 최악의 보건 위기”라고 평가했다. 이어 CNN은 “대통령이 확진됨으로써 이미 취약해진 미국의 정치적 환경이 무력화되고 주식 시장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 양성판정은 트럼프 대통령 선거운동에 바로 어려움을 줄 것”이라며 “그가 (코로나19로) 아프기까지 하다면 (대통령 후보로서) 투표지에 계속 이름을 올리고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심각하게 아프지 않더라도 양성판정 자체만으로 지난 몇 달간 코로나19 대유행의 심각성을 축소하려 한 그의 정치생명에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트위터에 “올해 너무 많은 미국인이 그랬듯 미 대통령과 나는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집에서 자가 격리 중”이라며 “우리는 몸 상태가 괜찮다”고 알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5일 예정된 2차 TV토론에 나설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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