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주택에 침입해 자고 있던 여성을 성폭행한 30대 남성이 범행 11년 만에 붙잡혔다.
광주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노재호)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수강도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9)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5년간 신상 공개, 5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취업 제한, 3년간 보호 관찰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2009년 5월 20일 오전 5시20분쯤 광주의 한 주택에 침입해 혼자 자고 있던 피해자에게 “소리 지르면 죽이겠다”고 협박한 뒤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이 사건은 용의자가 특정되지 않아 11년간 미제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올해 2월 범행 현장에서 채취한 DNA가 A씨의 것으로 확인되면서 상황은 반전을 맞았다. 경찰은 A씨를 즉시 체포해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A씨가 피해자를 제압한 후 “돈 얼마나 있느냐”며 금품을 요구한 점을 들어 특수강간죄로 기소했지만 재판부는 “범행을 용이하게 하려고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다”며 주거침입 강간죄를 적용했다. A씨가 현금카드를 주겠다는 피해자의 제안을 거절하고 조용히 하면 해치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형법상 특수강도강간죄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에 처하고 주거침입 강간죄는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처하게 돼 있다.
재판부는 “A씨는 강도 외에 다른 공소사실은 기억에 없더라도 인정하겠다는 태도를 취했다. 지난 11년 동안 추가 성폭력 범죄로 처벌받거나 조사받은 전력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개인의 사적 영역으로 보장돼야 하는 주거 공간에 침입해 범행했고 특히 불특정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해 선량한 시민들에게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를 일으켜 죄질이 더욱더 나쁘다”고 꼬집었다.
이어 “A씨가 피해자가 혼자 사는 것을 알고 계획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가 11년간 심한 고통과 불안에 시달려온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홍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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