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형 강제입원’과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돼 벌금 300만원의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가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원심 파기 판결을 받아 21일 열린 파기환송심 첫 재판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이 “검찰이 공소사실을 허위로 작성하는 점에 경악했다”면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해 이 사건의 종지부를 찍어달라”고 밝혔다.
수원고법 형사2부(심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이 지사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아무런 실체관계가 없는 허구의 공소사실, 즉 유령과 싸워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검찰 기소권 남용의 폐해를 분명히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 측은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 “피고인의 친형인 고 이재선씨에게 정신질환이 있었느냐가 쟁점이 된 사건인데 검찰은 정신질환이 없었다고 전제하고 공소를 제기했다”며 “그러나 검찰은 실제로는 이씨의 정신질환을 의심케 하는 반대 증거를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선거 과정에서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대법원의 다수의견 판시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 발언은 지극히 개인적 의혹과 도덕성에 대한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방송토론의 돌발성·즉흥성 등 특성을 고려할 때 표현의 명확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대법원은 판시했지만 친형 강제입원' 관련 의혹은 과거부터 광범위하게 제기돼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검찰은 파기환송 전 원심 선고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후 변론에서 이 지사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선고 기일은 다음 달 16일 열린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2012년 6월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 토론회에서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허위 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로 기소됐다.
1심은 지난해 5월 이 지사의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열린 2심은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허위사실공표 혐의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7월 “후보자 등이 토론회에 참여해 질문·답변하는 과정에서 한 말은 허위사실 공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 판결이 법적으로 기속력(羈束力·임의로 대법원 판결을 철회하거나 변경할 수 없는 구속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기환송심에서도 상고심의 판단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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