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떠내려온 지뢰만 159발…추석이 코앞인데 수확 어쩌나

Է:2020-09-1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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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7일 철원군 민통선 내 수해 피해 마을에서 육군 5공병여단이 한 밭에서 빗물에 쓸려 내려왔을지 모르는 지뢰를 찾고 있다. 육군 제5군단 제공

강원도 접경지역에서 지뢰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수확기를 맞은 논과 밭 곳곳에서 장마와 태풍으로 유실된 지뢰가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합참은 지난 8월 3일부터 지뢰탐지작업에 나서 지난 13일까지 도내 접경지역에서 159발의 지뢰를 수거했다. 대부분 ‘발목지뢰’로 불리는 M-14 대인지뢰였고, 나머지는 대전차 지뢰였다. 북한에서 유실돼 떠내려온 지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원지역에선 M-14 발목지뢰 등 30발이 넘는 지뢰가 발견됐고, 이 중 23발이 논에서 나왔다. 정연리와 이길리 등 철원 접경지역은 지난달 최대 1000㎜ 이상 비가 쏟아지면서 논 770㏊가 물에 잠기는 피해가 났다.

M-14 대인지뢰는 플라스틱 재질로 무게가 100g에 불과해 폭우에 떠내려와 민간인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 실제로 접경지역에선 지뢰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해 농민들에겐 공포의 대상이다. 지난 10일 인제군 민통선 최전방 군부대에서 수해지역 복구작업에 나섰던 A 부사관(23)이 지뢰 추정 폭발사고로 발목을 다쳤다. 2016년 5월에는 양구군 해안면에서 주민 2명이 야산과 하천에서 각각 발목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물을 밟아 발과 발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접경지역 농민들은 전방에서 유실된 지뢰가 논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커 안전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동송읍 주민 김모(55)씨는 “추석 대목을 겨냥한 햅쌀 출하를 위해서는 벼 베기에 들어가야 하지만 지뢰 때문에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일부 주민들은 군 당국 조치를 마냥 기다리지 못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위험한 벼 베기에 나서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농민들의 우려가 커지자 도와 철원군은 대인지뢰에 비교적 안전한 대형 콤바인을 정연리와 이길리 농가에 지원하기로 했다. 도는 특별조정 교부금 3억원을 철원군에 지원해 대형 콤바인 2대를 마련하고 수확 농가에 임대하는 방식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또 수확을 마친 뒤에는 논바닥을 깊이 갈아엎는 등 지뢰 피해 예방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원도의회도 16일 접경지역 지뢰 유실에 따른 농업인 안전보장과 피해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도의회는 이날 건의문을 내고 “유실된 지뢰를 탐색 제거하려면 농작물 훼손이 불가피하지만 피해 보상이 없어 일부 농업인들은 ‘목숨을 걸고 위험한 벼 베기’를 하고 있다”며 “농업인 안전보장 및 피해대책 마련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도의회는 피해 농업인의 농작물 피해 적정한 보상과 함께 풍수해보험에 지뢰 피해 등 접경지역 관련 보장 특약 약관을 신설할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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