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권의 거센 ‘보이콧’과 국제적 비판에 직면한 디즈니 영화 ‘뮬란’ 측이 “영화 제작을 허락한 국가 또는 지방정부에 사의를 밝히는 것은 전 세계적인 관행”이라고 해명했다. 그동안 여러 논란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디즈니의 첫 공식 해명이지만 논란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영화 전문매체 데드라인에 따르면 크리스틴 맥카시 월트디즈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주최한 미디어와 통신, 엔터테인먼트 관련 화상회의에 출연해 “‘뮬란’에 대한 반발이 이 영화의 중국 내 상업 흥행 가능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올해 초부터 디즈니 블록버스터로 화제를 모은 ‘뮬란’은 먼저 공개된 해외판 엔딩크레딧에 소수민족 인권탄압 의혹을 받는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 투루판 공안국에 감사한다는 내용을 포함해 전 세계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의 소수민족 인권탄압을 간접적으로 지지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앞서서는 타이틀롤 류이페이(유역비)의 과거 친중 발언이 아시아권의 보이콧을 불러일으켰다.
맥카시 CFO는 “나는 흥행 예측가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많은 매스컴의 관심을 불러왔다”며 “(전후) 맥락을 설명하자면 뮬란은 주로 뉴질랜드에서 촬영됐다. 이 시대극에서 중국이라는 나라의 독특한 풍경과 지리를 정확히 묘사하기 위해 중국 내 20여곳에서 풍경을 촬영했다”고 했다.
이어 “중국에서 촬영하기 위해서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사실이다. 이 허가는 중앙정부로부터 나온다”면서 “영화 제작사가 영화 제작을 허락한 국가와 지방정부를 영화 크레딧에 넣는 것은 일반적인 관행이다. 그래서 우리는 크레딧에 뉴질랜드와 중국 (중앙정부), 지방정부를 모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제작된 ‘뮬란’은 제작비만 2억 달러(약 2376억원)이 투입됐다. 중국에서 히트 중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을 봤을 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중국 시장 내 흥행에 실패할 경우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를 의식한 듯 중국 정부도 입단속에 나선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부가 현재 ‘뮬란’에 대한 자국 내 관련 보도를 전면 금지한 상태라고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