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티오피아를 위해 모든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룬 한국의 성장 동력을 연구하고 싶었습니다”
에티오피아 현직 장관이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인 50세에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달 KAIST 기술경영학부 글로벌IT기술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메쿠리아 테클레마리암(Mekuria Teklemariam) 에티오피아 국무총리자문 장관.
메쿠리아 장관은 2016년 9월 KAIST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한 지 4년만인 지난달 13일 경영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에티오피아 역사상 최연소인 40세에 도시개발주택부 장관으로 취임한 그는 신도시·스마트시티 개발, 주택개발 등의 정책을 수립하며 에티오피아의 경제 개발을 이끌었다.
6년의 재임기간 동안 큰 성취를 거뒀음에도 그는 만족하지 못했다. 비슷한 일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며 행정가로서의 능력이 정체된다고 느꼈던 탓이다.
학업을 고민하던 그에게 한국은 최적지였다. 최빈국에서 강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사례를 연구하는 것이야말로 자국 발전에 가장 도움이 되는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KAIST는 과학기술 분야의 전문성, 국제화에 특화된 대학원 과정 등 공부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을 갖춘 곳이었다.
6개월 간의 준비 끝에 그는 2015년 KAIST 대학원에 합격했다. 하지만 사임의사가 반려되며 한국 땅을 밟지 못했다. 대신 휴학을 신청한 뒤 지도교수인 기술경영학부 권영선 교수와 함께 정부를 설득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그의 유학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9인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개최했다. 다행히 다수의 위원이 그의 결정에 지지를 보냈다. 메쿠리아 장관은 도시개발주택부 장관에서 국무총리자문 장관으로 직위를 변경한 뒤 유학길에 오를 수 있었다.
2016년 가을부터 KAIST에서 공부를 시작한 그는 정보격차 해소가 경제성장과 부패통제에 미치는 영향·개발도상국의 초고속인터넷 보급 및 확산정책 등을 연구했다.
2018년에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등과 협업 연구를 진행하며 글로벌IT기술대학원에서 수여하는 우수 협력연구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졸업논문 연구로 수행한 ‘단계별 맞춤형 모바일 초고속인터넷 확산 정책’에 관한 논문이 정보통신 분야의 최우수 국제학술지에 속하는 SSCI 저널인 텔레커뮤니케이션즈 폴리시(Telecommunications Policy)에 게재되는 성과도 거뒀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메쿠리아 장관은 박사학위 취득과 함께 글로벌IT기술대학원 최우수 졸업생이라는 영예를 얻게 됐다. 그는 오는 12일 고국으로 돌아간다.
메쿠리아 장관은 “말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한국과 KAIST에서 배운 것들을 에티오피아에 적용하고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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