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 170만명이 희생된 캄보디아 ‘킬링필드’의 주범 중 한 명인 카잉 구엑 에아브(Kaing Guek Eav·사진)가 사망했다.
2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수년간 병환에 시달려온 에아브는 전날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병원에서 77살의 나이로 사망했다.
에아브는 1975년 4월 집권한 급진 공산주의 정권 크메르루즈의 핵심 인물이었다. 크메르루즈는 유토피아 건설이라는 미명하에 1979년까지 캄보디아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약 170만명을 학살했다. 이 사건은 현대사 최대 비극 중 하나로 꼽히며 1985년 영화 ‘킬링필드’로 제작됐다.
‘두크(Duch)’라는 별칭으로 잘 알려진 에아브는 최소 1만4000명이 학살당한 프놈펜의 교도소 ‘투올슬렝(Tuol Sleng)’의 소장이었다. 크메르루주 정권은 반혁명 분자, 반역자 등의 죄명을 붙여 수많은 사람을 투올슬렝으로 끌고와 고문하고 학살했다. 에아브는 이들의 고문과 처형을 관장했다.
에아브는 크메르루주 정권이 몰락한 뒤 도피 생활을 하다 1999년 체포됐고, 2008년 크메르루주 지도부 가운데 처음으로 기소됐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투올슬렝에서 자행된 고문 및 학살에 대해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는 2014년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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