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국내 누적 확진자 수가 2만명에 성큼 다가섰다. 첫 확진자 발생 후 약 7개월 만이다. 그동안 방역 당국은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코로나19 유행을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확진자 증가세가 이러한 ‘목표(방역당국의 통제력)’보다 빨랐다고 평가했다.
방대본은 3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전일 대비 248명 늘어 총 확진자 수는 1만994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38명이 국내 발생, 10명이 해외유입 사례다. 1일에는 누적 확진자 수가 2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확진자 증가세는 지난 14일 수도권 집단감염이 본격화한 후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이후 발생한 신규 확진자를 모두 합치면 5177명이다. 이는 국내 누적 확진자의 4분의 1 이상(26.0%)에 달한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유행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왔다고 판단했지만 여러 가지 변수들과 누적된 감염이 쌓이다 보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을 (이번에 수도권에서) 또 한 번 경험하게 됐다”며 “도전과 응전, 어느 정도의 희생을 치러서 (유행을) 억제할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는 ‘감염 고리의 끝’인 고령자가 밀집한 요양시설도 덮치고 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우리 사회의 최우선 보호 대상인 환자와 고령자가 이용하는 의료기관과 요양시설에서 감염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 경기도 고양 소재 123요양원에서는 이날까지 1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18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영등포 큰권능교회의 확진자가 이곳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하다가 연쇄감염을 일으킨 것이다. 서울시는 종합·요양병원 88곳의 감염관리를 긴급 현장 점검하기로 했다.
지난 30일 시행된 수도권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효과는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쯤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별다른 효과가 없다면 당초 약속했던 오는 6일보다 더 연장될 수도 있다. 정부는 강화된 방역조치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큰 만큼 이 기간이 연장되지 않도록 국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방역망의 통제력이 회복됐다고 판단할 때 완화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며 “9월 6일까지 강화된 2단계 조치가 제대로 효과를 보도록 (국민들이) 적극 협조해주면 더 연장되지 않을 상황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비수도권에서도 추가 감염이 이어졌다. 부산 연제구 소재 오피스텔 모임과 관련해 지난 18일 첫 확진자 발생 후 7명이 추가 확진됐고, 제주 루프탑정원 게스트하우스와 관련된 확진자도 6명이 추가됐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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