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강모(28)씨는 이번 카카오게임즈 일반투자자 청약에 취업 이후 모은 자금을 끌어모아 5000만원 가량을 청약 증거금으로 넣을까 고민하고 있다. SK바이오팜 공모 기회를 놓쳐 아쉬움이 남았기 때문이다. 강씨가 배정받을 수 있는 주식 수는 얼마나 될까. 카카오게임즈 청약 경쟁률이 SK바이오팜과 같고(323대 1), 공모가가 최대치인 2만4000원으로 결정된다고 가정하면 12주에 불과하다. 앞선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SK바이오팜을 웃돈 것을 고려하면 이보다 적게 받을 수도 있다.
내달 1~2일 카카오게임즈가 일반투자자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6~27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한 결과 경쟁률이 1000대 1 이상으로, 사상 최대 증거금이 몰렸던 SK바이오팜의 기록(835.66대1)을 뛰어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기업공개(IPO) 공모주 시장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개미 투자자’들이 청약에 성공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음달 10일 코스닥 상장을 앞둔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 자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증시 상장에 나서는 곳이다. 이들이 제시한 희망 공모가는 2만~2만4000원인데, 기관 수요예측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만큼 최상단 가격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청약을 주관하는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다.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데다가 SK바이오팜 이후 공모주 청약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상태에서 카카오게임즈 청약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7일 기준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53조8780억원으로 사상 처음 53조원을 돌파했다.

증권가에선 카카오게임즈의 적정주가로 3만원대로 내다보고 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 적정주가로 3만2000원을 제시하고 “공모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최대 1조76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지속되며 외부활동이 위축되고, 소비자의 게임 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해당 업종이 재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아 대신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로 3만3000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청약 증거금을 많이 납입할수록 성공률이 높아지는 구조 탓에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소액 투자자는 소외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은 공모주의 20% 이상을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해야 하고(나머지 60%는 기관, 20%는 우리사주조합에 배정), 그 방식은 각 증권사가 정할 수 있다. 보통 증거금 액수에 따라 공모주를 배정하는 방법을 택한다. 한 주식투자 커뮤니티에서는 “마이너스 통장은 기본으로 뚫는 등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해야 청약에 제대로 참여할 수 있다” “고작 몇 주 받으려 리스크를 안고 수천만원을 넣는 게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증거금을 적게 낸 개인투자자도 공모주를 배정받을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손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가운데 일부 물량은 소액 청약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추첨제로 배정하는 식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7일 증권업계 간담회에서 “청약증거금을 많이 내는 사람이 많은 물량을 받는 현행 배정 방식은 고액 자산가일수록 유리해 개선이 필요하다”고도 밝힌 바 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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