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의 득점을 앞세운 지난 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팀 아스널이 승부차기 끝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팀 리버풀을 꺾고 커뮤니티 실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아스널은 3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FA 커뮤니티 실드에서 전후반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를 치러 5대 4로 리버풀을 눌렀다.
커뮤니티 실드는 프리시즌 기간 직전 시즌 FA컵 우승팀과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이 단판 승부로 우승자를 가리는 대회다. 아스널은 2019-2020시즌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출전해 지난 2017년 이후 3년 만에 통산 16번째 커뮤니티 실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시즌 30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최강자의 자리에 오른 리버풀도 이 대회 통한 16번째 우승에 도전했지만 2년 연속 승부차기에서 패하며 물러났다.
아스널이 먼저 오바메양의 선제골로 포문을 열었다. 아스널의 ‘주포’ 오바메양은 부카요 사카의 크로스를 이어받아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드리블해 들어간 뒤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오바메양의 발을 떠난 골은 리버풀 골대 왼쪽 그물을 강하게 출렁였다.
오바메양은 득점을 올린 뒤 두 팔로 X자 모양을 만드는 ‘와칸다 포에버’ 세리머니를 펼쳤다. ‘와칸다 포에버’는 마블 영화 ‘블랙 팬서’에 나오는 가상 국가 와칸다의 인사법이다. 와칸다의 국왕이자 블랙 팬서역을 맡은 배우 채드윅 에런 보즈먼이 전날 대장암 등 지병으로 인해 세상을 떠나자 이를 추모한 것.
리버풀은 후반 교체 투입한 일본 출신 미나미노 타쿠미가 이적 후 첫 골을 득점하며 맞대응했다. 미나미노는 후반 28분 무함마드 살라와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볼을 주고받은 뒤 아스널 골문 구석으로 절묘하게 방향을 틀어 동점골을 넣었다. 오스트리아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 황희찬과 함께 뛰었던 미나미노는 큰 기대를 받으며 지난 시즌 리버풀에 입성했지만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동점골 외에도 활발한 연계와 돌파, 몸놀림을 보이며 차기 시즌을 기대케 했다.
치고 받는 경기 속에 양 팀은 결국 정규시간 내에 승부를 내지 못하고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승자는 아스널이 됐다. 리버풀은 세 번째 키커로 나선 리안 브루스터의 슛이 골대를 맞은 데 반해, 아스널은 5명의 선수 모두 골을 성공시키며 결국 5대 4 아스널의 승리로 끝났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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