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청년을 악취가 진동하는 화장실에 가두는 등 학대하다 통나무 빨랫방망이로 마구 때려 결국 숨지게 한 친모와 활동 지원사 2명이 다시 법의 심판을 받는다.
대전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이준명)는 오는 19일 장애인 활동 지원사 A씨(51·여)와 피해자 친모 B씨(46·여)의 상해치사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감금) 등 혐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을 연다고 1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12월 12∼16일 사이 수차례에 걸쳐 대전 중구 B씨 주거지에서 지적장애 3급으로 당시 20세였던 B씨 아들을 줄넘기용 줄이나 개 목줄로 결박한 뒤 길이 30㎝가량 되는 통나무 소재 빨랫방망이로 마구 때렸다.
이들은 피해자의 얼굴에 두꺼운 티셔츠를 덮고, 입에는 양말을 물린 채 구타했다. 방바닥에 쓰러진 피해자를 다시 빨랫방망이로 수차례 때린 뒤 악취가 진동하는 화장실에 가두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17일에도 엉덩이와 허벅지 등을 두들겨 맞은 피해자는 입에 거품을 문 채 정신을 잃었다가 결국 병원에서 숨졌다. 온몸에 멍과 상처가 있던 피해자 시신을 부검한 결과 신체 곳곳에서 피하출혈이 발견됐다.
앞서 같은 해 11월 15~17일 A씨와 B씨는 피해자를 화장실에 밤새 가둔 채 음식도 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물을 마시지 못하게 하려고 세면대 밸브까지 잠갔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들은 검찰에서 “(장애가 있는) 아이가 말을 잘 듣게 하기 위한 훈계 목적이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지적장애 기질을 보이는 친모 B씨가 일상생활 중 A씨에게 과도하게 의존한 점, A씨가 빨랫방망이와 줄넘기용 줄 등을 버린 정황 등으로 미뤄 공동 범행으로 결론지었다.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받아들이면서 활동 지원사에게 징역 17년, 친모에게 징역 10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에 대해 두 사람은 모두 “형이 너무 무겁다”는 등 취지로 2심을 요청했고, 검사 역시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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