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구례군에 이틀 간 380mm의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섬진강과 서시천이 범람해 1182가구가 물에 잠기고 1000여명의 이주민이 발생하는 피해를 입었다.
9일 구례군에 따르면 구례읍과 문척·간전·토지·마산면 17개 행정리가 물에 잠기며 일대 주민 1000여명이 12개 대피소로 피신했다. 구례군 1만3000가구 중 1182가구가 물에 잠겼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으며 2명이 경상을 입었다.
특히 서시천 제방 180m가 무너지면서 쏟아져 나온 하천 물이 구례읍내를 덮쳐 상가와 오일장 내 시설, 공용터미널을 비롯 구례읍 5000가구 중 946가구의 침수 피해를 입혔다.
구례읍의 한 요양병원과 주택 등에서 총 529명이 한 때 고립되면서 399명이 구조됐으나 요양병원 1층이 잠기며 고립됐던 환자 등 130명은 이날 오전 물이 빠져나가며 고립에서 해소됐다.
막대한 농축산물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농경지 421ha가 침수됐고, 소와 돼지 등 총 3650마리 가축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공시설 피해도 잇따랐다. 구례취수장과 섬진강 취수장이 침수돼 산동면을 제외한 구례군 일대에 상수도 공급이 중단됐다. 복구에는 7일 정도가 걸릴 예정이다.
상하수도사업소도 침수면서 하수처리도 불가능해졌으며, 하수처리장은 침수로 현장 진입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구례119안전센터가 물에 잠겨 사무실을 구례군청 민원봉사과로 옮겼다. 문화예술회관, 종합사회복지관, 5일시장 등 공공시설 11개소도 물에 잠겼다.
공영버스터미널이 한때 물에 잠겨 시내·시외버스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현재는 일부 구간이 운영 중이지만 전기·통신 등이 끊어져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
남원~구례~순천을 잇는 국도17호선 서시1교가 유실돼 아직까지 교통 통제 중이다. 천은사~성삼재~도계삼거리, 화엄사 삼거리, 간전면 간문회전교차로 등 9개 구간도 교통 통제 중이다.
군은 군청 공무원, 소방관, 경찰관, 군인 등 1000명을 동원해 긴급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군 관계자는 “피해신고가 지속적으로 접수되는 상황으로 피해 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면서 “현재 도로 등 응급복구와 긴급방역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례=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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