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ㅅ00ㅏㄹ0ㅕ줴0애요0’ ‘ㅏ0사ㅏㅇ려0ㅔ요’
지난 19일 오전 강원도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 의문의 문자메시지 신고가 들어왔다. …
먼저 오전 7시47분쯤 “ㅅ00ㅏㄹ0ㅕ줴0애요0” 문자가 적힌 메시지가 도착했다. 1분 뒤에는 “ㅏ0사ㅏㅇ려0ㅔ요”, 그로부터 7분이 지난 뒤에는 특정 지명으로 보이는 두 글자와 함께 세 자리 숫자를 적은 문자가 왔다.
김웅종(41) 소방장은 맞춤법이 맞지 않는 메시지가 연속으로 들어오자 처음에는 오인 신고를 의심했다. 하지만 메시지가 ‘살려주세요’라는 의미와 가까운 점과 신고자가 전화를 받지 않는 점을 미뤄볼 때 긴급상황일지도 모른다고 판단했다.
김 소방장은 마지막 메시지가 주소를 의미할지도 모른다고 보고 이를 토대로 신고지를 역추적했다. 그는 메시지가 오기 전 같은 번호로 무응답 전화가 걸려온 기록도 찾아냈다. 기지국 정보까지 활용해 유력한 신고지를 찾은 김 소방장은 해당 지역으로 구급대를 출동시키고 경찰에 공조 요청을 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 등은 거주자에게 신고자 A씨가 가족임을 확인하고 황급히 집안 곳곳을 살폈다. A씨의 방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대원들이 창문을 열고 확인한 결과 A씨는 방문 앞에 쓰러져 있었다. 이들은 지체없이 창문을 열고 진입했으며 호흡곤란과 경련증상을 보인 A씨를 곧장 병원에 옮겼다.
구급대원들은 A씨에게 경추보호대를 착용시키고 산소투여 처치를 하는 등 안정을 시켰다. 지속해서 의식을 확인하며 65㎞ 떨어진 대형병원까지 내달렸다. A씨는 병원 도착 전 의식과 호흡이 돌아와 무사히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김 소방장은 “실수로 신고하는 경우 ‘잘못 보냈다’고 알려오는데 (A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며 “혹시 말 못할 상황에 부닥쳤거나 범죄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선을 다해 환자를 살려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김지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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