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부가 석유 수출대금 반환을 한국 정부에 촉구했다.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외무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한국의 ‘K-방역 인도적 의료품 지원’ 홍보를 거론하며 “한국은 우리 석유수출대금을 이용해 약품 50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우리는 50만, 200만 달러를 달라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무사비 대변인은 “이란에 50만 달러로 만족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라며 “한국 정부가 이란의 동결 자금을 반환하는 실질적이고 중요한 조처를 하기 기다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관리들은 한국에 있는 이란 국민의 자산이 전체 얼마인지 기억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무사비 대변인이 말한 동결 자금은 한국의 우리은행, IBK기업은행에 예치된 이란 석유 수출대금이다. 이 자금은 약 70억 달러(약 8조4000억원) 규모다. 한국의 정유·석유화학 회사가 이란에서 석유를 수입하고 그 대금을 이들 은행에 개설된 이란중앙은행 원화계좌에 입금한 돈이다.
미국 정부는 대이란 제재를 가하며 이란으로부터 석유를 수입하는 한국 상황을 고려, 2010년 이같은 간접 결제 방식을 승인했다. 이 자금은 이란에 수출하는 한국 기업의 대금 결제에 사용된다. 한국의 대이란 석유 수입 금액이 이란 수출액보다 커 자금이 쌓이고 있다.
이어 미국이 이란중앙은행을 지난해 9월 국제테러지원조직(SDGT)으로 지정다. 이에 한국 금융기관은 미국의 제3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를 우려해 자금을 이용한 우회 교역을 사실상 중단시켰다.다만 한국은 미국과 협의해 인도적 명분으로 지난 5월 이 자금을 이용해 50만 달러어치의 의약품을 수출했다. 200만 달러 규모 의료장비와 약품도 수출할 예정이다.
이란은 한국 정부가 미국 제재에 구속되지 말고 이 자금을 돌려줘야 한다고 요구하는 셈이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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