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필터 너마저… 판매 일방 취소하더니 가격 2배 ‘분통’

Է:2020-07-2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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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전업주부 김모(36)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주방 싱크대 수도에서 물이 새는 걸 발견하고 필터를 교체하려고 했는데 주문 자체가 거절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22일 “온라인 쇼핑몰에서 2만원대에 판매하는 수전필터가 있길래 주문 신청을 넣었더니 갑자기 재고가 없다며 거래가 일방적으로 취소됐다”고 말했다.

김씨가 다시 수전필터를 검색해보니 거래를 취소한 판매자는 가격을 2배 이상 올려 재판매를 하고 있었다. 김씨는 “판매자가 수전필터를 4만7000원에 판매하고 있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며 “멀쩡한 기존 거래까지 사전 통보없이 취소하고 폭리를 취하려고 하는 것 같아 너무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2월부터 마스크 수급 대란을 겪었던 시민들이 이번엔 ‘수돗물 유충’ 사건으로 수전필터 대란을 겪고 있다. 필터 수요가 급증하자 재고가 충분히 있는데도 가격을 배로 올려 이득을 챙기려는 판매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인천 연수구에 사는 40대 A씨도 노후화된 안방 샤워기 필터를 교체하려다 일방적으로 거래를 취소당했다. A씨는 “유충이 샤워기에서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샤워기 필터를 교체하려고 했다. 그런데 당초 2만9800원에 구매해 배송을 기다리던 샤워기 필터가 어느 날 자동환불 처리돼 있었다”며 “지금은 인터넷 쇼핑몰에 동일한 물건이 4만7500원에 올라와 있다”고 토로했다. A씨는 현재 집에 여분으로 남겨뒀던 정수기용 세디먼트 필터를 샤워기 필터에 끼워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추가로 필터 가격이 오를까봐 우려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필터 가격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수돗물 유충 신고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확실한 원인 규명이 이뤄지고 있지 않아 언제든 수전필터 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서울 중랑구에 살고 있는 B씨는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어 치솟는 필터 가격이 야속하기만 하다. B씨는 “집에 정수기 대신 수도꼭지 끝에 부착시키는 외부필터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마저 죄다 품절이 뜨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좀 더 낮은 가격에 구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인지 지인들에게 물어보고 있다. 마스크 때처럼 필터도 미리 대량 구매 해둬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다.

실제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한 온라인 쇼핑몰에선 주방용 수전필터가 8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상품평에는 ‘3만3820원에 팔던 필터가 수돗물 유충 뉴스가 터지니 가격이 바로 올라갔다’ ‘아는 분이 예전 가격에 물품을 장바구니에 담아뒀다 주문을 했는데 바로 취소당했다’ 등 원성이 쏟아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3월부터 마스크 재고가 충분히 있는데도 소비자의 주문을 취소한 뒤 가격을 올려 판매한 온라인 쇼핑몰 입점업체들에게 즉시 시정조치 명령을 내리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수돗물 유충 건이 아직 초기라서 그런지 수전필터에 대한 불공정행위 신고는 없지만 필요한 경우 마스크 대란 때와 동일하게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판매자로부터 거래취소를 당한 경우 소비자원에 연락하면 마스크 대란 때와 마찬가지로 구제 및 중재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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