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여자친구를 한국까지 따라와 성폭행하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카자흐스탄 국적의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판사 구자헌·김봉원·이은혜)는 17일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카자흐스탄인 A씨(32)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또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또는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경기 김포의 한 모텔에서 같은 국적의 전 여자친구 B씨(30)를 2회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A씨는 성폭행 장면을 촬영한 뒤 이를 빌미로 협박하고, B씨를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B씨는 지난해 9월 A씨를 피해 한국에 입국했고, 이를 알게 된 A씨도 같은 해 11월 B씨를 따라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모텔에 가지 않으면 가지고 있는 사진 등을 가족에게 공개하겠다”고 협박하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나체 사진 등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간음한 이상 강간죄가 성립한다”며 “범행 이전에 사이가 좋았다고 해서 강간죄 성립이 부정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느낀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충격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현재까지도 피해 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와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의도에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기준을 밝혔다.
최성훈 인턴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