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법무부 장관 입장문 유출 논란에 대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해명에 “믿어드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법무부에서 조국백서 필진 쪽으로 ‘알림’을 옮긴 1번 환자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추 장관 입장문 유출 논란을 언급하며 “이번 법무부 공지 ‘가안’이 널리 퍼진 클러스터는 조국백서에 참여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최강욱은 최민희를 지목하지만, 최민희가 올린 것과 최강욱이 올린 것은 본인이 인정하듯이 문언이 다르다”며 “남의 글 퍼 나르면서 뭐하러 문언을 수정하나. 그의 해명은 믿어드릴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최민희 전 의원을 향해서도 “원문을 경어체로 바꾸어 올린 모양인데, 그 원문을 누구한테 받았는지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클러스터는 조국백서 필진이고, 중요한 것은 법무부에서 조국백서 필진 쪽으로 ‘알림’을 옮긴 1번 환자를 찾는 것이다. 1번 환자는 법무부와 조국백서 필진 모두와 관계가 있는 사람일 것이다. 누구일까”라며 글을 맺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올린 다른 글에서 “이번 문자 유출 사건은 그동안 법무부 밖에서 법무부 행정을 좌지우지한 국정농단 세력의 존재를 강하게 시사한다. 진상규명을 위해 고발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법무부 안에서 밖으로 문언을 유출한 자와 그것을 전달받은 자,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든 그것을 최강욱에게 알려준 자, 그리고 다시 연락해 페북 글을 내리게 지시한 자, 모두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앞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지난 8일 추 장관이 윤 총장의 건의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지 2시간 뒤인 밤 10시쯤 페이스북에 ‘법무부 알림’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하지만 이 글은 법무부가 언론에 밝히지 않은 사항이었다. 이에 최 대표가 법무부와 내통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 대표는 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의혹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전날 저녁 7시 56분쯤부터 (해당 글이) 최 전 의원 페이스북에 올라가기 시작했고, 언론기사도 있었다. 제가 복사한 글은 바로 최 전 의원의 글이다”라며 “다른 분이 저희 팬 페이지에 올리신 글을 먼저 보았지만 반신반의하다 뒤에 최 전 의원의 글을 발견하고 제목만 [법무부 알림]으로 다른 알림처럼 축약한 후, 마지막으로 제 의견을 짧게 달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최 대표도 최초 유출 경위 관련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법무부는 9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안은 장관과 대변인실 사이의 소통의 오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장관은 풀(알림) 지시를 하면서, 초안인 A안과 수정안인 B안 모두를 내는 것으로 인식하였으나 대변인실에서는 B만 풀을 하였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대변인실 풀 시점에서 A안과 B안이 모두 나가는 것으로 인식한 일부 실무진이 이를 주위에 전파했다”며 “국회의원에게 보낸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국회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포함한 다수의 소셜미디어에 A안이 게재되었다”고 덧붙였다. 추 장관과 대변인실의 소통 문제로 하나의 입장문만 공개됐는데, 그 사이 다른 버전의 입장문이 실무진을 통해 알려졌다는 것이다.
박준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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