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선원 16명 확진·160명 접촉…부산항 노동자들 ‘불안’

Է:2020-06-23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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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부산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국적 냉동 화물선인 A호(30401t). 이 배 선장 등 21명 중 16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하역 작업 등을 위해 이 화물선에 올랐던 부산항운노조원과 선박 수리공 등 160명가량이 접촉자로 분류돼 조합원 대기실에 긴급히 격리됐다. 연합뉴스

부산항에 들어온 러시아 선박 선원 21명 중 16명이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과 접촉한 항만노동자는 무려 160명에 달했지만 관계 당국이 우왕좌왕하고 있어 항만노동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22일 국립부산검역소와 부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8시 부산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국적 냉동화물선 A호(3400t)의 선원 21명 중 16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양성 판정을 받은 선원 3명은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발현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로 입항한 외국 선적 선박 중 선원이 집단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호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에서 출항해 21일 부산 감천항으로 입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항운노조는 “하역 작업 등을 위해 이 화물선에 올랐던 부산항운노조워과 선박 수리공 등은 최소 160명 이상”이라며 “밀접 접촉한 것으로 분류된 조합원은 61명”이라고 설명했다.

확진된 선원과 음성 판정이 나온 선원 등은 현재 A호에 격리된 상태이며 이들 확진자는 음압병상이 마련되는 23일 오전 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또 A호에 승선해 하역작업을 한 항만근로자와 세관 공무원, 도선사 등 55명을 접촉자로 분류해 자가격리 조치했다.

부산검역소는 A호의 선장이 감염원인 것으로 추정했다. 선장은 일주일 전 발열 증세가 나타나 러시아 현지에서 하선한 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선장의 확진 사실은 선박대리점을 통해 22일 오전 부산검역소에 전달됐다. 검역소는 A항이 입항하자 마자 검사를 실시했으며 외부 확산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관계 당국이 접촉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부산항운노조 등에 따르면 러시아 선박의 선장이 코로나19 확진된 사실이 전달된 건 22일 오전이다. 항만노동자들은 오전 11시쯤 하역 중지 명령이 떨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때 이미 국내 항만 노동자 34명이 해당 선박에 올라 하역 작업을 한 상황이었다.

작업 중 마스크를 쓰지 못해 벗은 노동자도 적지 않았으며 밀폐된 냉동창고에서 작업하던 노동자들은 마스크를 벗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해당 선박 선원 21명과 접촉한 상태다. 하지만 검역 당국은 러시아 선박 선원 21명을 대상으로만 검사를 실시했고 항만 노동자에게는 철수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항운노조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내려온 조합원이 육상 조합원과 함께 조합 대기실로 갔고 일부는 해당 선박 바로 옆에 정박해있던 러시아 선박 등 두 배를 오가며 작업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두 배를 합치면 조합원은 124명이 된다”고 설명했다.

조합원 124명은 항운노조 지부 컨테이너 대기실 안에서 자체 격리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음식을 공급한 이들까지 더해져 격리 인원은 무려 160명까지 불어났다. 22일 오후 9시쯤 러시아 선박 21명 중 16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며 집단 감염이 확인되자 상황은 심각해졌다.

항만노조는 관계기관에 조치사항을 물었지만 검역 권한이 있는 서구 보건소엔 당직자만 근무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제대로 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항운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서구에서 이렇다 할 상황이 없어 매뉴얼이 없다고 한다”며 “이제야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고 하는데 답답한 상황”이라고 연합뉴스에 호소했다.

“우리 조합원은 언제 검사를 받는지 매뉴얼고 컨트롤 타워도 없고 기관 간 의사소통도 안 되는 것 같다”고 한 이 관계자는 “감천항 총 조합원 406명 중 160명이 2주간 격리될 수 있는 비상 상황인데 당장 내일 작업에 투입돼야 하는지도 모르고 임금 등은 지급되는 것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고 했다.

항만노동자 160명의 대기는 12시간이 지난 오후 11시30분이 돼서야 끝이 났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보건 당국은 집단 감염 선원을 밀접 접촉한 항만 노동자들은 자가격리하도록 한 뒤 우선 검사한다는 방침이며 접촉자를 접촉한 3차 접촉자 등에 대해서는 귀가 조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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