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남북 관계 악화와 관련한 국가정보원 등 정보당국의 대응을 질책하며 “나쁘게 말하면 기망(欺罔·속임)인데 혹시 대통령에 보고할 때 희망이 섞인 보고를 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정원 고위 간부 출신인 김 의원은 1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에 작년 10월부터 얘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었다. (남북관계가) 어제까지 좋았다가 오늘 갑자기 이런 게 아니라 오래전부터 진행된 일”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이 문제 삼는 대북전단(삐라)과 관련해 “삐라 문제가 없었어도 북한이 시비를 걸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라면서 “(북한에) 빌미를 잡힌 것이 있기는 하지만 그게 없었으면 (남북관계가) 계속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면 (국정원도 이렇게 될 것을) 알았다는 건데, 대통령에 어떻게 보고를 했는지 보고를 단계별로 가져와 보라고 할 것”이라면서 “정보위 차원에서 다음 주나 다다음 주에 보고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의 이런 발언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의 북한 강경조치로 남북관계가 크게 악화하는 과정에서 국정원이 낙관적으로 보고하면서 한반도 정세에 안이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는 질책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강경 조치가 이뤄진 시기에 대해서는 “미국 대선이 11월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치적인 대북 정책 실패를 자인할 수 없고, 우리도 내년은 대선 선거전”이라면서 “사악하지만 시기는 영리하게 잘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 김여정이 계속 말하고 있는데 김여정이 말하는 것은 지켜진다. 제일 걱정되는 것은 군사도발”이라면서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도발로 인한 남북관계 파국 가능성을 우려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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