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전 부산시장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한 피해자 A씨가 9일 3차 입장문을 통해 “지금도 이렇게 욕을 듣는데, 선거 전에 밝혔다면 어땠을지 끔찍하다”고 말했다.
전국 290개 여성인권단체로 구성된 ‘오거돈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주최 측은 이날 출범식에서 A씨의 추가 입장문을 공개했다. A씨는 인터넷상의 비판 글을 언급하며 “한쪽에서는 고맙다고 잔다르크로 추앙하고, 한쪽에서는 왜 선거 전에 밝히지 않았냐면서 저를 욕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런 글들을 읽으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다가도, 한편으로는 선거 후에 밝혀진 것이 정말 다행이다 싶다”면서 “지금도 이렇게 욕을 듣는데 선거 전이었다면 어땠을지 끔찍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제 사지를 찢어 불태워 죽이겠다는 분을 비롯해 이번 사건을 음란물 소재로 이용한 분들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며 “사퇴 시기와 연관 지어 제게 무슨 음모가 있었다고 의심하시는 듯한데, 오 전 시장이 총선 일주일 전 제게 왜 그런 짓을 했는지는 제가 제일 궁금하다”고 말했다.
또 “제 잘못이라고는 티끌만큼도 없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떠안은 짐이 너무나 크다”면서 “대다수가 분노하는 그 지점에 사회 최후의 보루인 법원에서도 의견을 같이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공대위는 이날 출범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단순히 가해자 제명만으로 그 책임을 축소하고 있고, 미래통합당 등 일부 정당은 성폭력 피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며 피해자와 지원기관에 2차 피해를 가하고 있다”며 “가해자를 엄벌에 처할 것을 요구하고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밝혔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을 대행하고 있는 변성완 권한대행에게는 “피해자의 일상 복기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당부했다.
공대위는 오 전 시장 및 2차 가해자에 대한 엄중 처벌, 성폭력 사건의 정치적 이용 중단, 정당별 대국민 사과, 정치인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대책 제시 등을 요구했다. 공대위에 따르면 A씨는 성폭력특례법 위반, 명예훼손, 정보통신법 위반, 모욕 등 혐의로 현재까지 2차 가해자 15명을 부산경찰청에 고소한 상태다.
공대위 관계자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있으면 향후 고소할 인원은 계속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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