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제강점기 때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등 저항시를 발표한 민족시인 이상화 선생의 대구 고택(사진)이 현충시설로 지정됐다.
이상화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는 지난달 국가보훈처로부터 이상화 고택에 대한 ‘현충시설 지정서’를 받았다고 9일 밝혔다. 기념사업회는 앞서 지난 2월 국가보훈처에 이상화 고택에 대한 ‘현충시설 지정 요청서’를 제출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심의가 미뤄져 5월에 현충시설로 지정됐다.
현충시설은 이상화 고택같이 국가를 위해 공헌하거나 희생한 유공자 등의 업적과 희생정신을 기릴 수 있는 건물, 조형물, 사적지 등을 일컫는다. 국가보훈처가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시설을 현충시설지정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지정한다. 이상화 고택은 현충시설 지정으로 국가보훈처의 지원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상화 고택은 이상화 시인이 말년(1939~1943년)을 보낸 장소다. 1999년부터 고택을 보존하자는 시민운동이 시작됐고 군인공제회에서 인근 주상복합아파트를 건립하면서 고택을 매입해 2005년 10월 27일 대구시에 기부했다. 대구시는 그동안 고택을 보수하고 고택보존시민운동본부에서 모금한 재원으로 고택 내 전시물 설치했다. 2007년 5월 보수공사를 했으며 2008년 8월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1940년대 당시 일자형의 한옥 목조주택 2동 모습으로 복원된 고택은 현재 이상화 선생의 우국정신과 문학적 업적을 계승하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역천’ 시비도 고택 마당에 세워져 있다. 이상화 고택은 중구의 근대골목투어 코스에 포함돼 지역 관광자원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고택 등이 잘 알려진 덕분에 2018년 대구시가 대구시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역을 빛낸 인물’ 조사에서 이상화 시인이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상화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이상화 고택이 현충시설에 지정돼 역사적 가치가 더 높아졌다”며 “지역 명소이자 역사 교육장인 고택의 역할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잘 보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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