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심정지 상태에 이르게 한 40대 여성이 7시간 넘게 아이를 감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아이를 가둬둔 채 3시간가량 외출까지 했다.
3일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7시25분쯤 천안 서북구 한 공동주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A군(9)은 같은 날 정오쯤부터 7시간 넘게 갇혔있었다. 의붓어머니 B씨(43)가 여행가방을 옮겨가며 A군을 감금한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애초 A군을 가로 50㎝·세로 70㎝ 크기의 여행용 가방에 들어가게 했다가 다시 더 작은 크기인 가로 44㎝·세로 60㎝ 가방에 가뒀다. A군이 첫 번째 가방 안에 용변을 보자 더 작은 가방에 들어가라고 지시한 것이다. A군은 두 번째 가방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B씨의 악행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경찰이 엘리베이터 CCTV를 분석한 결과 그는 가방에 갇힌 A군을 그대로 둔 채 3시간가량 외출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은 A군(9)이 여행용 가방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다고 B씨가 직접 119에 신고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B씨는 “아이를 캐리어(여행용 가방)에 들어가게 했다”고 범행 일부를 시인했지만 “거짓말한 것에 대한 훈육 목적이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군 눈 주위에는 일부 멍 자국도 발견됐다.
A군은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흘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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