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학사 확립의 일등 공신이자 철학자, 문명비평가 등으로도 활약한 김용운 전 한양대 교수가 숙환으로 30일 별세했다. 향년 93세다.
김 전 교수는 1927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와세다대를 거쳐 미국 어번대 대학원, 캐나다 앨버타대 대학원에서 이학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위스콘신주립대 조교수, 한양대 수학과 교수를 지냈다. 일본 고베대학과 도쿄대학 등에서도 객원교수를 역임했다.
1983년 한국 수학사학회를 만들어 국내 수학계의 지평을 넓힌 김 교수는 한양대 대학원장과 방송문화진흥원 이사장으로도 활동했다. 고인은 150권에 이르는 저서를 남겼으며 이 중 일본어로 펴낸 책도 20여권에 이른다.
▲한국 수학사 ▲중국 수학사 ▲나라의 힘은 수학 수준에 비례한다 등 수학 관련 서적 뿐 아니라 ▲풍수화 ▲역사의 역습 ▲한국어는 신라어 일본어는 백제어 ▲천황은 백제어로 말한다 ▲한국인과 일본인 ▲일본의 몰락 등 한일 역사서도 펴냈다.
이 중에서도 ‘일본의 몰락’은 1990년대 일본에서 일어난 버블 경제의 붕괴를 예측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면서 유명세를 탔다. 일본어를 비롯해 5개 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했던 고인은 외국어를 배우는 자신의 노하우를 ‘역사, 문화, 언어를 동시에 배우는 삼위일체 학습’으로 정의해 관련 저서를 집필하기도 했다.
그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최근엔 ‘김용운의 역습’이라는 제목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제작해 올리는 크리에이터로도 활동했다. 지난해부터 폐암으로 투병하면서도 마지막 저서인 ‘개인의 이성이 어떻게 국가를 바꾸는가’를 집필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김호중 한양대 의대 명예교수, 김희중 한의사, 딸 김영숙 청주대 예술대 명예교수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1호실에 마련했고, 발인은 다음달 1일 오전 8시, 장지는 경기도 양평군 갑산공원묘원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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