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온라인 농산물 거래소’ 개장
양파·마늘 온라인 거래 시범 실시
수십년간 대면으로만 이뤄져 왔던 농산물 도매 시장의 유통 방식이 확 바뀐다. 온라인을 통해 거래를 진행하고 생산농가에서 수요처로 신선 농산물을 직접 보내는 체계가 구축된다. 유통 과정이 간소화되기 때문에 상품 질은 좋아지고 가격도 내려가게 된다. 농정당국은 양파·마늘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실시한 뒤 다른 품목으로도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7일부터 온라인 도매 거래 시스템인 ‘온라인 농산물 거래소(이하 거래소)’를 시범 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 거래소는 전국 주요 생산자 조직이 등록한 상품을 유통업체, 식자재 마트 등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중계 역할을 맡는다. 최고가 제시자가 낙찰받는 입찰 거래와 정해진 가격에 거래하는 정가 거래 방식을 병행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거래 방식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작용했다.
우선 양파 1만5000t부터 거래를 시작한 뒤 7월에는 마늘 거래를 개시할 계획이다. 2022년까지는 주요 채소류와 과수·과채류까지 품목을 확대한다는 청사진도 그렸다.
거래소 방식과 기존 도매 시장의 가장 큰 차이점은 유통 단계다. 현재는 생산농가에서 최소 두 단계 이상 거쳐야만 소매상에게 신선 농산물이 전달된다. 현지에서 신선 농산물을 수집하는 산지 유통업자가 제품을 선별·포장해 도매상에게 가는 단계가 첫 번째다. 이후 도매 시장에서 입찰을 거친 뒤 소매상에게 넘어간다. 반면 거래소는 온라인에서 거래가 성사되면 생산농가가 상품을 곧바로 수요처로 보낸다. 이른바 ‘산지 직송’이 가능하다.
유통 단계가 간소화하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신선 농산물의 품질은 향상될 수밖에 없다. 운반용 차에 수 차례씩 싣고 내리는 과정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유통 비용도 줄어든다. 소비 가격을 내릴 수 있는 요인이 생기는 것이다. 권재한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2~15% 정도의 유통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농산물 수급 조절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거래량을 확인한 뒤 과잉 공급 우려가 있으면 유통량을 줄이도록 유도하면 된다.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기는 하지만 우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유통 단계 간소화로 일감이 줄어드는 유통업자들이 반발할 수 있다. 권 정책관은 “양파의 경우 전체 생산량의 1% 정도만 거래소에서 다룰 계획이라 반발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범 사업 과정에서 유통 주체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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