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울릉도를 가다…뱃길 어떻길래 주민들 반발하나

Է:2020-05-26 15:34
:2020-05-2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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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에서 울릉도를 운항하는 엘도라도호가 출항 준비를 하고 있다. 울릉=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

“평생 한 두번 울릉도를 찾는 육지 사람들은 피부에 와 닿지 않겠지만, 울릉주민에게는 생존권이 걸린 문제입니다.”

경북 포항~울릉 간 뱃길에 새로 투입된 여객선 운항을 두고 울릉도가 시끄럽다. 무엇이 문제일까?

26일 오전 포항여객선터미널은 입구부터 울릉도에 가기 위해 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울릉군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울릉도를 오가는 사람은 하루 500명 정도다. 예전에는 하루 최대 2500여명에 이르기도 했다.

선착장에는 지난 15일부터 포항~울릉 항로에 투입된 엘도라도호(668t, 정원 414명)의 출항 준비가 한창이었다.

배 전장 47.33m 폭 13.0m로 현재 울릉도를 오가는 선박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지난 2월 말 대형 여객선 썬플라워호(2394t, 정원 920명) 운항 중단으로 투입됐다.

요즘 울릉주민들 사이에 크기와 속도 등을 두고 논란이 되고 있는 선박이기도 하다.

썬플라워호와 비교하면 톤수 28%, 여객정원 45%, 속도 72% 수준이다.

이날 엘도라도를 이용한 울릉도 입도객은 241명이었다.

배가 출발하고 30분 정도 지났을 때쯤 ‘시속 62㎞로 운항 중이며 3시간 40분 정도 걸릴 것’이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엘도라도호 내부 모습. 울릉=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

울릉주민 이 모(60)씨는 “예전 썬플라워호보다 작아서 불편한 점도 있지만, 그나마 이 배라도 있어서 육지를 다녀올 수 있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이 씨는 이어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울릉도 관광객이 없어 빈자리가 많지만, 관광 성수기가 되면 이 배로 승객과 주민들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뱃길이 생각보다 편하고 빠른 느낌”이라는 말에는 “오늘은 운이 정말 좋아서 그렇다. 다시 기회가 돼 오게 된다면 주민들이 왜 더 큰 배를 원하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릉도 뱃길은 기상여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1년에 평균 100~120일 끊어진다.

‘아침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배가 뜨는지 확인하는 것’이라는 섬 주민들의 푸념이 괜한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오전 9시30분 포항에서 출발한 배는 오후 1시 10분 울릉도 도동항에 닻을 내렸다.

걱정했던 배멀미도 없었다.

10년 만에 울릉도를 다시 찾았다는 한 관광객 부부는 “배를 타기 전에는 걱정이 많았는데 정말 편하게 와서 즐거운 여행이 될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26일 울릉도 도동항에 입항한 엘도라도호에서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내리고 있다. 울릉=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

이날 오후 4시에는 저동항에서 엘도라도호를 인가한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포항해양청은 인가 후 5개월 이내 썬플라워호와 비슷하거나 울릉주민 다수가 동의하는 대형선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인가 조건을 붙였다.

울릉군비상대책위원회는 “울릉도 주민이 원하는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매주 촛불시위와 행정소송을 병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울릉군은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북도, 포항해수청, 선사 관계자 등과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김병수 울릉군수는 “군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관광 성수기에 대비해 예비선박 투입 추진, 대형여객선 신규 건조·취항 문제 등도 빠른 시일에 매듭짓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병수 울릉군수는 지난 25일 대한민국 아름다운 섬 발전협의회 주최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인 간담회에서 여객전용 여객선에 일정 규모 이상의 화물 공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령을 개정해 줄 것을 건의했다.

울릉=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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