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라이언 “북한, 훌륭한 경제 원하면 핵 포기해야”
나랑 교수 “미국, 좋아하지 않을 것 분명”
이즐리 교수 “미국 핵실험 재개, 북한에 핑계 제공”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4일(현지시간) “궁극적으로, 북한이 세계에 다시 들어오고 훌륭한 경제를 갖기 원한다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 참석해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이같이 답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어 “우리는 북한과 계속 대화할 것이고 김정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매우 폐쇄된 사회를 다루고 있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북한의 공개된 정보원뿐만 아니라 우리 정보기관 양쪽으로부터 북한에서 나오는 모든 것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언론들은 김 위원장이 “핵전쟁 억제력”을 언급한 것이 가뜩이나 꽉 막힌 북·미 비핵화 협상에 좋지 않은 신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언론들은 또 김정은 위원장이 22일 만에 공개 석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부분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핵 비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트위터에 “(김 위원장이 언급한)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새로운 정책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미국)가 그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나랑 교수는 다른 트위터 글에서는 “이것(이번 발언)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합의한 ‘북한 비핵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북·미 합의 사항을 지키고 있지 않다는 점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레이프-에릭 이즐리 이화여대 교수는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과 미국의 28년 만에 핵실험 재개 검토를 연계시켰다.
이즐리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북한의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1992년 이후 처음으로 핵실험 재개를 검토한다는 보도 직후 나왔다”고 밝혔다.
이즐리 교수는 이어 “이런 조치를 심사숙고하는 미국의 의도는 군비 축소를 위해 러시아와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이런 방침은 이들 나라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핵 핵활동을 하는 것을 부추기고, 북한에 새로운 도발을 위한 핑계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김 위원장이 북한의 핵 능력 강화를 위해 움직인다”면서 “김 위원장이 핵과 미사일 전력에 특화한 고위 참모들을 승진시키기 위해 최고 군사기구를 소집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북한의 핵·미사일 폐기를 목표로 한 미국 주도의 협상은 지난해 이후,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싸움이 시작된 이후 거의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NYT는 “지난달 몇 주 동안 김 위원장이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지면서 그가 뇌사 상태에서 빠졌거나 무능력한 상황에 빠졌다는 추측들이 제기됐으나 지난 1일 비료 공장 방문으로 그런 루머들을 불식시켰다”면서 “이번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참석은 비료 공장 방문 이후 처음으로 김 위원장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WP는 미국 안보기관 책임자들이 모인 회의에서 미국이 핵실험을 한다면 러시아·중국과 핵 군축 협상을 하는 데 있어 유용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미국이 1992년 이후 28년 동안 중단했던 핵실험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지난 22일 보도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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