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 원아를 3년 동안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은 서울 강북구의 한 어린이집 원장이 경찰 조사 결과 성폭행 혐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으나, 아동학대 혐의가 밝혀져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서울 강북구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 A씨를 성폭력 혐의에 대해 불기소(혐의없음) 의견,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서는 “학대의 구체적인 내용, 피해 아동의 수 등에 대해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피의자 조사, CCTV 분석 등 종합적으로 조사해 내린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A씨의 원아 성폭행 의혹은 지난 2월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저의 아들이 6년간 다닌 어린이집에서 남자 원장으로부터 3년간 성폭행을 당했습니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제기됐다. 글쓴이는 이 글에서 “아들이 2016년부터 다닌 어린이집 원장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지난해 1월 알게 됐다”며 “원장이 CCTV 사각지대인 화장실에서 아들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사흘 뒤인 지난 2월 10일 이 게시판에 “동성 원장으로부터 3년간 성폭행을 당했다는 허위사실을 청원한 학부모를 처벌하여 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A씨는 “언어폭력을 포함한 성폭력은 결코 없었다”며 “허위사실을 청원한 학부모를 처벌해 달라”고 주장했다. 또 “어린이집 CCTV영상을 경찰에 임의제출했다”며 “청원인인 아이 엄마가 (오히려) 아동 학대 전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원 청원글은 청원 기간인 지난 3월 8일까지 27만명이 넘는 서명을 받았고 A씨의 반박글도 1만50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답변 영상에서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A씨의 성폭행 혐의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추후 검찰 조사와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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