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경배원이 주민 갑질에 시달렸다며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주민 A씨(49)가 약 10시간에 걸친 경찰 조사를 받았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북경찰서는 전날 오후 2시쯤부터 상해와 폭행 등 혐의를 받는 A씨를 불러 조사했다. 최근 출국 금지되기도 한 A씨는 조사 시작 시간보다 앞선 오후 1시쯤 강북서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은 숨진 경비원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긴 채 발견된 지 꼭 일주일 만이다.
A씨는 선글라스, 마스크를 끼고 검은색 양복 차림으로 경찰에 출석하면서 ‘폭행 혐의를 인정하느냐’ ‘피해자에게 사과할 마음이 있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18일 0시10분쯤 조사를 마치고 모습을 드러낸 A씨는 이번에도 별다른 말 없이 현장을 벗어났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숨진 경비원을 지속해서 폭행, 또는 협박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진술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재소환이나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50대 B씨는 지난달 21일과 27일 A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한 뒤 지난 10일 오전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B씨는 고소장에서 코뼈가 부러지는 등의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등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이중주차된 차량을 이동하는 문제 때문에 갈등이 생겼다.
A씨는 언론을 통해 “폭행 사실이 없고 주민들이 허위나 과장된 주장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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