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자신의 직업을 속여 역학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게 한 인천 학원강사를 두고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13일 인천시에 따르면 모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학원강사 A씨(25)는 지난 9일 미추홀구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황금연휴 기간인 이달 2∼3일 서울 이태원 킹클럽과 포차(술집) 등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기초 역학조사 당시 직업을 묻는 역학 조사관의 질문에 “무직”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동선과 관련한 A씨의 진술이 정확하지 않다고 판단한 방역당국은 이달 9일 경찰에 휴대전화 위치정보(GPS) 조회를 요청했고, 사흘 뒤인 12일 경찰로부터 받은 위치 정보와 A씨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자 심층 재조사에 들어갔다.
A씨는 그제야 자신이 학원강사라고 실토하면서 미추홀구 학원과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아파트에서 개인과외를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최초 역학조사에서 “지난 6일 오후 6시에 귀가했다”고 진술했으나 추가 역학조사 결과 당일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학원에서 강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역당국은 A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 사흘이 지나서야 학원 수강생과 개인과외 학생 등 19명을 대상으로 검체 검사를 할 수 있었다. 이 가운데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A씨에게 과외를 받은 쌍둥이 남매와 그들의 모친, 또 다른 과외교사 등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그와 관련한 감염자는 총 10명으로 늘었다.
이들 감염자 중 일부가 다닌 인천 지역 교회 2곳 예배 참석자 수가 1000여명에 달해 우려를 키운다.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A씨가 최초 역학조사 때 학원강사라는 직업을 제대로 말했다면 쌍둥이 남매 등의 추가 확진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씨의 거짓말로 인한 추가 감염 사례가 속출하자 온라인에는 분통을 터뜨리는 반응이 들끓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이 어쩜 저렇게 무책임하냐” “왜 거짓말을 하나. 당신 한 명 때문에 몇 명이 (코로나19에) 걸리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는 거냐”는 비난이 빗발쳤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인천 학원강사 확진 사례를 언급하며 “부정확한 진술이 반복된다면 2차, 3차 감염의 확산을 막을 수 없고 신천지 사례처럼 우리 사회 전체가 다시 위험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천시는 동선과 직업을 속인 A씨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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