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수십 년 만에 밀려오는 최악의 실업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글로벌 수요 감소로 제조업의 정상 가동이 늦어지는 데다, 장기간 지속된 봉쇄식 관리 여파로 관광산업과 요식업 등 각종 서비스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대규모 실업에 따른 사회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중국의 도시 실업률이 지난해 12월 5.2%에서 지난 2월 6.2%로 높아졌다가 3월에는 다시 5.9%로 떨어졌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중국에는 1억4900만명의 자영업자와 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일하는 1억7400만명의 농민공들이 있는데, 이들의 폐업과 실직이 심각한 상황인데 통계에 제대로 잡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각 지역 간 이동을 규제하는 봉쇄식 관리와 회사 폐업 등의 여파로 지난 1분기 도시 지역 일자리로 복귀한 농민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감소한 1억2300만명에 불과했다.
지난 1월 춘제(春節·설)를 맞아 고향으로 떠난 농민공 5000만명 이상은 일터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농민공의 절반 이상은 도시 지역의 제조업, 건설업, 소매업, 도매업에 종사하고 있다. 지난 3월 중국의 도시 고용은 1월 초보다 6% 급감해 약 2600만 개의 일자리가 증발했다.
HSBC의 취훙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19년 중국의 도시 고용이 830만명 순증했지만, 올해는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도시 고용이 위축될 것”이라며 “1분기에 18.3%의 노동자들이 해고 또는 감봉, 무급휴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영국이나 싱가포르, 홍콩 등과 달리 고용주가 인력을 유지하고 임금을 지불토록 하는 광범위한 임금 보전 정책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중국 본토의 상당수 노동자들이 소득원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런 정책 공백의 피해자는 일자리로 복귀하지 못한 농민공뿐 아니라 제조·서비스업 분야 종사자의 30% 가까이를 차지하는 자영업자들이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내 1억4900만 자영업자들의 1분기 수입은 평균 7.3% 감소했고, 도시 지역 자영업자들은 12.6%가량 수입이 줄어들었다.
특히 관광 업종이나 요식업종의 타격이 심각하다. 5월 초 노동절 연휴 기간 중국 내 관광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0% 감소했고, 식당 수입은 50% 줄었다.
많은 음식점들은 손실을 메우기 위해 배달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지만 음식업종의 절반 가량은 4월 주문이 2월에 비해 감소했다고 답했고, 식당 수입은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해 6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식당 주인들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가게 문을 전부 또는 일부 닫았고, 40%는 종업원을 해고해야 했다. 중국 접객업협회가 지난 4월 300개 호텔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1분기 직원 수가 최소 20% 감소해 전체 인원수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의 야도 길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소비자들이 새로운 일상에 어떻게 적응할지, 수출 쇼크에서 얼마나 빨리 회복할지 두고 봐야 한다”며 “하반기에도 수출이 회복되지 못하고 음식점, 소매업, 관광 분야가 활기를 되찾지 못하면 올해 말 전체 실업자 수가 3000만명 안팎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맥쿼리 그룹의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래리 후는 올해 말까지 실업률이 9.4%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중국은 2019년 말 현재 도시 일자리 4억4200만개가 있으며, 올해 800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추가해야 실업률에 큰 변화가 없다”며 “중국 내 신규 일자리 창출은 작년보다 600만명 감소하고, 기존 일자리 감소도 1400만명이 되면서 올해 전체 도시 일자리 규모는 정상 추세보다 2000만개가량 적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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