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남북 관계와 관련해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 간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나가자”고 강조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짐에 따라 독자적인 남북 협력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취임 3주년 특별연설 직후 가진 질의응답에서 “지금까지 남북은 북·미 대화를 우선에 놓고 (남북 관계를) 추진했다”며 “북·미 대화가 타결되면 남북 간 교류·협력에 걸림돌이 되는 많은 장애가 일거에 다 해결되기 때문에 남북 관계가 더욱더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북·미 대화가 당초 기대와 달리 여전히 부진한 상태이고 언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미국 정치 일정들을 보면 더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미국이 대선 레이스에 돌입하며 조속한 협상 재개는 어렵다고 본 것이다.
문 대통령은 “기존 유엔 안보리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사업도 있고 일부 저촉된다 해도 예외 승인을 받을 수 있는 사업도 있다”며 남북 방역 협력을 또 한번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남북 방역 협력 필요성을 꾸준히 언급해왔다. 특히 문 대통령은 “남북 간 방역 협력은 현실성이 있는 사업이고 유엔 안보리 제재에도 저촉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남북민 모두의 보건과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아직도 북한은 이에 대해 호응하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는 대로 우리 제안이 북한에 받아들여지도록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설득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특별연설에서 남북 관계에 관해 한 문장만 언급하는 데 그쳤다. 남북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올 신년사 및 3·1절 기념사와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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