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구속)이 과거 피겨 선수 김연아의 중년 여성 팬들을 조롱하는 글을 온라인에 다수 게재했던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조주빈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디시인사이드(디시) 피겨스케이팅 갤러리에 “피줌마(피겨+아줌마)의 하루”라는 제목을 붙인 소설 형식의 글을 여러 건 연재했다. 한 네티즌이 ‘집밥 맛나냐’라는 이름으로 작성된 글을 검색해 본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디시에서 ‘집밥 맛나냐’라는 닉네임으로 꾸준히 활동했던 조주빈은 관상 갤러리에서도 같은 필명으로 손석희 JTBC 사장, 김성준 전 앵커 등 유명인들의 관상에 대한 글을 남긴 바 있다.
해당 연재 글에서 조주빈이 설정한 여성상은 김연아에게 빠져서 자식에게까지 억지로 피겨스케이팅을 가르치는 억척스러운 아줌마다. 산후우울증으로 인한 고도비만에, TV를 보며 음식 먹는 걸 즐기는 게으른 가정주부라는 세부 설정도 곁들였다.
해당 게시글들에는 “늘어진 뱃살을 부여잡고 오늘도 늘어지게 하품을 내뱉는 피줌마” “그녀의 살찐 눈엔 게으름이 그득 차있다” “낮과 밤의 경계가 사라진, 김연아를 위해 사는 피줌마” 같은 문장들이 적혔다. 김연아를 응원하는 중년 여성 팬들에 대한 조롱이자 비방으로 읽힌다.
2014년 12월에는 “체조계의 김연아”라며 체조 선수 손연재의 신체 부위가 강조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조주빈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여성 피해자 25명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물을 촬영하고 텔레그램 ‘박사방’을 통해 판매·배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확인된 피해자 가운데 8명은 아동·청소년이다.
15세 피해자를 협박한 뒤 공범을 시켜 성폭행을 시도하고 유사 성행위를 하도록 한 혐의, 5명의 피해자에게 박사방 홍보 영상 등을 촬영하도록 강요한 혐의, 피해자 3명에게 나체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 등도 있다.
검찰은 조주빈과 함께 박사방 운영에 깊숙이 관여한 13명에게 형법상 범죄단체조직 혐의를, 유료회원 등 주변 인물 23명에게 범죄단체가입·활동 혐의를 적용했다. 유죄가 인정되면 조직 내 지위와 상관없이 조직원 모두를 해당 범죄의 최대 형량으로 처벌할 수 있는 것이다. 아동·청소년 보호법상 아동음란물 제작·배포의 최대형량은 무기징역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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