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평양 순안국제공항 인근 ‘신리’라는 곳에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확장과 관련한 것으로 보이는 시설의 완공을 앞두고 있다고 미국의 한 북한 전문 사이트가 전했다.
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5일(현지시간) 이날 웹사이트에 게시한 ‘신리 탄도미사일 지원시설’이라는 보고서에서 이 시설 중 천장 고도가 높은 건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와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을 수용할 만큼 충분히 크다고 밝혔다.
이어 “이 시설은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알려진 적이 없다”면서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관련 발사대와 지원 차량을 쉼게 수용할 정도로 크기가 큰 한 지하시설 옆에 건설됐다고 덧붙였다.
사이트에 따르면 북한이 이 시설을 건설하기 시작한 것은 2016년 중반 이후다. 시설의 정확한 위치는 순안공항 남서쪽, 또 평양 북서쪽으로 약 17㎞ 떨어진 곳이며, 평양 지역의 탄도미사일 부품 제조 공장과 상대적으로 가까이 있다.
또, 차량 이동형(드라이브 스루)으로 연결된 세 개의 대형 건물, 인근의 대규모 지하시설, 위성으로 관측되지 못하도록 가려버린 철로 터미널, 주택단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분단을 넘어는 이런 특성과 관련해 “탄도미사일 작전을 지원할 목적으로 설계된 것 같다”며 ‘신리 탄도미사일 지원시설’이라고 명명한 뒤 과거 10년간 현대화와 확장을 진행해온 북한 탄도미사일 인프라의 또 다른 구성요소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 시설의 정확한 기능은 분명하지 않다면서도 건물과 지하시설 배열과 규모로 볼 때 태성기계공장 등 인근 탄도미사일 부품공장에서 철로로 운반된 부품을 조립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봤다. 이미 알려졌거나 예상되는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과 이동식 발사대(TEL과 MEL), 이동식 거치대(TE)의 유지나 보관 등을 위해 사용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공사가 현재 속도를 유지한다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가동 준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시설에는 차량 이동형으로 연결된 3개의 건물이 있는데, 모두 서해 위성발사시설이나 동해 위성발사시설에 있는 건물보다 더 크다. 가장 큰 건물의 중심부는 이동식 발사대에 설치된 화성-14 또는 화성-15 ICBM이 시험·훈련을 위해 쉽게 발사 위치로 끌어올려질 수 있도록 충분한 높이를 확보했다.
이들 건물 옆에 위치한 가려진 철로 터미널은 지난해 10월 외관 공사가 끝났다. 큰 짐을 적재하고 하역하는 것을 감출 수 있도록 한 것은 북한이 2015년 서해발사시설, 2017년 신포 조선소 등의 미사일 관련 시설을 건설할 때와 비슷하다고 이 사이트는 봤다.
이곳에 위치한 지하시설도 독특한 부분이다. 이 시설은 전시에 항공기나 순안공항에 위치한 전투기 항공연대의 장비를 보호하기 위해 1980년대나 그 이전에 건설됐지만 항공연대가 다른 곳으로 옮겨간 뒤 일반 장비와 차량 보관을 위해 사용됐다.
‘분단을 넘어’는 “이후 이 지하시설은 신리 시설의 한 부분으로서 재활성화될 때까지 분명 버려져 있었다”며 신리가 공사 시작 전만 해도 조그마한 마을이었지만 올해 3월 위성 사진상 원래 마을이 상당 부분 파괴됐고, 시설 직원이나 기술자·노동자 등을 위한 31개의 다층 주택 단지가 두 구역에서 완공 또는 공사 중이라고 전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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