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등교 수업이 시작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미뤄진 3월 2일 이후 73일 만이다. 오는 20일에는 고2와 중3 및 초등 저학년·유치원, 27일에는 고1과 중2 및 초등 3~4학년이 등교한다. 다음 달 1일 마지막으로 중1과 초등 고학년이 교실 수업을 시작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의 ‘유·초·중·고·특수학교 등교 수업 방안’을 발표했다. 등교 수업은 모두 네 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우선 단계’로 고3이 13일부터 시작한다. 정부는 지난달 말부터 어린이날까지 이어진 긴 연휴의 후유증을 판단하려면 2주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러나 교육부는 고3의 특수성을 고려해 연휴 뒤 7일 경과시점부터 등교 수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고3 학생들은 대입 준비에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 원격 수업으로는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이 어려우며 중간·기말고사를 제대로 치르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2주 연기됐는데 대면 수업은 2개월 넘게 미뤄지면서 불안감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대면 수업이 미뤄질수록 그동안 학원에서 공부를 해온 재수생에 비해 불리할 것이란 불만도 상당했다.
특히 3월로 예정됐던 시·도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가정에서 문제를 풀어보고 성적을 산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공교육 영역에서 자신의 객관적인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니 대입 전략 세우는데 상당히 애를 먹고 있었다. 고3 등교일이 정해지면서 오는 12일로 예정됐던 경기도교육청 주관 학평은 날짜를 미뤄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게 됐다.
고3을 제외한 나머지 학년은 연휴 이후 코로나19 잠복기인 14일을 고려했다. 정부는 당초 11일을 유력하게 검토했다. 하지만 방역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2주 동안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정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우선 단계’에 이은 1단계 등교 개학 대상은 고2와 중3, 초등 저학년·유치원이다. 연휴 뒤 14일이 지나 20일 첫 등교를 한다. 당초 정부는 중3도 ‘우선 단계’에서 개학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방역 수칙 준수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뒤로 미뤘다. 초등학교 저학년과 유치원의 경우 보호자 조력 없이는 돌봄과 학습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피로감을 호소하는 맞벌이 가정 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2단계는 27일이다. 고1과 중2, 초등 3~4학년이다. 마지막 3단계는 중1과 초등 5~6학년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2일부터 네 차례에 걸친 개학 연기 끝에 온라인 개학을 시행했다. 지난달 9일 중·고교 3학년 시작으로 지난달 16일 중·고 1~2학년 및 초등학교 저학년, 마지막으로 지난달 20일 초등학교 저학년이 원격으로 정규 수업을 소화하고 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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