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신고 한달 만에…” 이천 화재 안타까운 사연들

Է:2020-05-01 15:56
:2020-05-0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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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경기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

“5살 난 아이를 두고 이제야 안정을 찾나 싶었는데…”

지난달 29일 이천시 모가면의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화재 참사 현장 인근 모가실내체육관에 ‘피해 가족 휴게실’이 마련됐다.

유가족들은 가족을 떠나보낸 황망함에 눈물과 탄식을 쏟아냈다.

화마로 남편을 떠나보낸 아내는 눈물범벅이 됐고, 동생과 조카를 잃은 남성은 흐느꼈다.

A씨(26)는 이번 참사로 남편 B씨(29)를 떠나보냈다.

혼인신고를 한 지 한 달도 안되 남편을 잃은 A씨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A씨는 “5살 난 아들을 두고 이제야 안정을 찾나 싶었는데 너무 허망하다”며 “너무 보고 싶다. 단 한 번이라도 보고 싶다”며 시신이 안치된 병원으로 떠났다.

30일 오후 경기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

C씨(44)는 이번 참사로 가족 둘을 잃었다.

숨진 매제(39)의 시신은 확인했지만, 동생 D씨(35)의 시신은 지문 대조가 불가능해 아직 확인조차 못 했다.

C씨는 “동생이 매제 일 돕겠다고 같이 나섰다가 같이 가버렸다. 불쌍해서 어쩌냐…”고 황망함에 말을 잇지 못했다.

작은 도장업체를 운영하던 매제는 지난 15일 즈음 일손이 부족하다며 경남 거제에 있던 D씨에게 연락을 넣었다.

어려움에 처한 가족을 돕기 위해 D씨는 매제와 함께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으로 왔다.

두 사람은 현장을 오가며 일을 했다. 그러나 지난 29일 화재 사고로 두 사람은 끝내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C씨는 “현장에서 희생된 영세 작업자들은 제대로 된 업체 경영이 힘들다 보니 가족끼리 일손을 모아 일감을 받는 게 대부분”이라며 “어려운 처지에서 어렵게 생활하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는데 왜 이리 신원 확인 속도가 더딘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30일 오후 경기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준비되고 있는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합동분향소에서 피해 유가족들이 주저앉아 오열하고 있다. 연합

이처럼 가족이 함께 현장에 투입됐다가 같이 변을 당한 안타까운 사연이 줄을 이었다.

사고 당시 지상 2층 설비공사 현장에 함께 투입됐던 아버지(61)와 아들(34)도 이런 경우다. 부자가 함께 작업하던 도중 불꽃이 일어났고 이들은 창문을 통해 지상으로 뛰어내려 대피했다.

그러나 아들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아버지는 현재까지 신원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부자가 함께 목숨을 잃은 사례도 있다. 체육관에 있던 E씨(68)는 “50대 동생과 20대 조카가 이 현장에서 동시에 목숨을 잃었다”며 “집안 살림을 보태려 일찍이 일터에 나선 착한 아이였는데 얼굴을 알아볼 수조차 없게 됐다”고 흐느끼며 말했다.

이번 사고 사망자 38명 중 현재까지 경찰 조사로 신원이 밝혀진 것은 총 33명이다.

1일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33명의 영정과 위패가 모셔졌다.

합동분향소는 나머지 희생자 5명의 신원이 모두 확인될 때까지 희생자들의 친인척이나 지인 등을 제외한 일반인 조문객은 받지 않을 계획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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