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 지난 한 달 새 강제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가 59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국내 사업체 종사자 수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고용 절벽’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코로나19로 숙박·음식점업과 예술·스포츠업이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신천지 신도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속도로 퍼진 대구 지역 종사자 수 감소율은 전국에서 제일 높았다.
고용노동부가 28일 발표한 ‘3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 수는 1827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1850만3000명)보다 22만5000명(1.2%) 감소했다. 고용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9년 6월 이후 사업체 종사자 수가 줄어든 건 처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가 바닥을 찍었을 때도 사업체 종사자 수가 감소한 적은 없었다.

지난달 채용·복직 등에 성공한 입직자는 103만9000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12만7000명(10.9%) 감소했다. 반면 이직자는 121만1000명으로 10만9000명(20.9%) 증가했는데 특히 비자발적 이직자가 58만7000명에 달했다. 비자발적 이직자는 근로자가 퇴직을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구조조정·합병·해고·회사 경영상 휴직 등 강제적으로 퇴직을 하게 된 근로자를 가리킨다. 비자발적 이직자 숫자는 2015년 이직 사유 집계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고치다.

규모별로는 영세 사업체의 고용 충격이 컸다. 대기업을 포함한 300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292만7000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오히려 2만9000명(1.0%) 늘었다. 반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 종사자는 1535만1000명으로 25만4000명(1.6%) 줄었다. 지역별로는 대규모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지역 종사자 수 감소율이 4.2%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부산(2.3%), 경북(1.9%)이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는 숙박·음식점업과 예술·스포츠업 종사자 수가 지난해보다 각각 15만3000명(12.0%), 3만9000명(11.9%) 줄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여파로 외출이 크게 줄면서 숙박업소나 음식점엔 손님이 끊겼고, 각종 공연과 스포츠 일정이 줄줄이 취소된 데 따른 결과다. 개학 연기·학원가 휴업 등의 여파로 종사자가 10만7000명(6.7%) 감소한 교육서비스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경기 침체로 인한 제조업 종사자 역시 1만1000명(20%) 급감했다.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서비스업·임시일용직을 중심으로 고용 타격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정부도 여러 대책을 동원해 생계지원을 하고 있다”며 “고용유지 협약기업 지원, 대부사업 등 도입을 추진해 고용 충격이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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