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은 어린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경우, 전파력이 성인보다 훨씬 낮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명확하게 얘기할 수 없는 단계”라고 밝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1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을 통해 “세계적으로 어린이의 감염 강도, 전파력이 성인에 비해 낮을 수 있다는 논문이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일간 리베라시옹 등 프랑스 언론은 코로나19에 감염된 9세 소년이 172명과 가까이에서 접촉했지만, 그 누구에게도 바이러스를 전파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의 감염병학자 코스타 다니 박사도 AFP 통신에 “어린이 감염자는 많은 증상을 보이지 않고, 가진 바이러스양도 많지 않기 때문에 전파력이 낮은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권 부본부장은 이와 관련 “아직 보고서 사례가 많지 않고 종합적이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어린이의 전파력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얘기할 수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최근 의정부성모병언에서 서울아산병원으로 전원한 9세 소아환자가 동일 병실 내 다른 환자의 보호자에게 전파한 사례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린이·청소년층이 방역 관리에 중요한 연령층이라고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은 “겨울철 유행하는 독감의 경우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등에서 왕성하게 유행하고 가정을 통해 다시 사회로 퍼지면서 취약한 고령층에게 피해를 일으키는 양상을 띤다”며 “호흡기 감염병의 전파와 관련해 어린 연령층은 방역 관리에서 상당히 중요한 대상”이라고 했다.
생후 27일 만에 엄마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신생아의 바이러스 배출량이 엄마보다 최대 100배 많았다는 국내 보고와 관련해서는 “소아의 면역력이 완벽하지 않아 바이러스 복제량 자체가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소아 자체의 임상적인 중증도는 낮을 수 있다 보니 전파와 관련해서는 또 다른 양상을 불러올 수가 있다”면서 “소아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 접촉자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향후 학교 등 시설방역을 준비하면서 이 부분도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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