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책으로 전 국민에게 1인당 10만엔(약 113만원)씩 현금을 나눠준다고 발표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일 오후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지난 7일 확정했던 코로나19 대응 긴급 경제대책을 수정 의결한다.
수정안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입이 감소한 저소득층만을 대상으로 가구당 30만엔씩 나눠주도록 했던 애초 안을 폐기하고, 모든 국민에 1인당 10만엔씩 지급하는 내용이다.
아베 총리는 개초 전체 5800만 가구 중 주민세 비과세 대상자 등 1000만 저소득 가구로 한정해 30만엔씩 주는 정책을 준비했다.
하지만 원안이 대상자 선정 기준이 복잡하다는 지적과 함께 형평성을 두고 논란에 휩싸이자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요청 형식으로 ‘1인당 10만엔 일률 지급’으로 이례적으로 정책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긴급 경제대책 사업의 전체규모는 기존의 108조2000억엔(약 1222조원)에서 117조1000억엔(약 1323조원)으로 불어났다.
이 중 현금 지급분이 포함된 세출 부담분은 25조6914억엔(약 290조원)으로 원래 저소득 가구만을 대상으로 한정한 원안과 비교해서 약 8조8800억엔(100조원) 늘어났다.
지난해 10월 기준 일본 총인구(재일 외국인 포함)는 약 1억2617만 명이어서 1인당 10만엔을 지급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도 12조엔(약 135조원) 이상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
일본 정부는 긴급 경제대책 사업 시행에 따른 세출 증가분 전액을 적자국채 발행으로 조달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소득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거액의 현금을 나눠주는 이번 조치를 놓고 국가부채를 키우고 재정을 낭비할 것이라는 등 또 다른 논란이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5회계연도에 기초적 재정수지를 흑자로 바꾼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지만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대규모 적자국채 발행으로 그 목표를 달성하는 시점은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2002년 당시엔 600조엔 수준이던 일본의 나랏빚은 2012년 12월 재집권에 성공한 아베 총리의 확장적 재정 정책 영향으로 2017년 1000조엔을 돌파하는 등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일 관저에서 열린 정부·여당 간의 정책간담회에서 “하루속히 국민의 수중에 (10만엔씩) 지급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 언론은 코로나19 긴급 경제대책을 담은 2020년도 추가경정 예산안의 국회 심의 일정 등을 고려할 때 빨라도 5월 중에나 현금 지급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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