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도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2500명을 넘어선 가운데 도쿄 내 특정 지역에서 신규확진자가 집중 발생하고 있다는 현지 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신체접촉을 동반한 술집이 밀집한 유흥가, 통근하는 직장인 및 해외입국자가 찾는 오피스타운 등 유동인구가 많은 도쿄 남서부 지역의 방역이 뚫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는 “도쿄의 16일 기준 감염자수가 2500명을 넘었는데, 자세히 보면 확진자는 23개 구 중 남서부에 집중돼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도쿄도 당국이 발표한 23개 구별 감염자 현황을 보면 세타가야(234명), 신주쿠(180명), 미나토(168명) 그 외 100명을 넘은 스기나미, 시나가와 순으로 확진자 수가 많다. 해당 구역들은 공통적으로 도쿄 남서부에 위치한다.
FNN은 “감염자가 많은 구는 분명히 23개 구의 남서부에 집중됐다”고 단정했다.
감염자가 가장 많은 세타가야의 구청장은 구내에는 해외에 다녀온 주민이 많고 특히 유럽에서 감염이 확대된 3월에 유럽을 다녀온 귀국자 중에서 감염자가 다수 나왔다고 FNN에 밝혔다. 또한 해당 구는 다른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등 유동인구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번째로 확진자가 많은 신주쿠에는 성인주점·클럽 등이 밀집한 거대 유흥가 가부키쵸가 있다. 16일에는 일본 제1야당의 국회의원이 신체접촉도 있는 유흥업소를 이용한 사실이 드러나 당에서 제적당한 바 있다. FNN은 “밤의 거리에서 벌어지는 신체접촉 탓에 감염자 수가 늘어났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다”고 보도했다.
도내 확진자 수가 세 번째로 많은 미나토 역시 유흥가가 발달했다. 쇼핑·유흥업소를 찾는 현지인·관광객이 북적대는 롯폰기 힐즈, 출퇴근 유동인구가 많은 신바시역과 신칸센의 정차역인 시나가와역도 미나토 구에 있다.
미나토는 유동인구가 워낙 많아 주간에는 인구가 4배나 불어나며, 지난주부터는 경로를 알 수 없는 감염자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FNN은 “도쿄의 각 행정구들은 각자의 과제에 맞춤형 대응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일본은 16일 오후 10시49분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수 1만명, 사망자수 200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사그라들지 않자, 일본 정부는 뒤늦게 방역을 강화하고 나섰다. 일본 정부는 16일 밤 코로나19 대책법에 의거한 긴급사태 선언을 전국 47개 도도부현으로 확대 발령, 각 행정단위 지사들이 다양한 방역 및 통제를 발동하도록 조치했다. 또한 일본 후생노동성은 17일, 의심환자에 대한 차량 탑승(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공식 도입했다.
이를 두고 일본 행정부의 코로나19 초기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선임고문인 시부야 겐지 런던 킹스칼리지 교수는 17일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도쿄 등지에서 진작에 검사를 확대하고, 감염자를 격리했어야 했다”며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승인한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고 비판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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