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죄송하다”… ‘박사방’ 공범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Է:2020-04-17 09:33
:2020-04-1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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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운영진 ‘부따’ 강훈, 서울중앙지검 송치

텔레그램 ‘박사방’의 공동 운영자로 알려진 '부따' 강훈이 17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최현규 기자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진으로 활동하며 아동 성 착취물의 제작·유포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부따’ 강훈(19)씨가 포토라인에 섰다. 얼굴이 공개된 그는 “죄송하다”는 말만 남긴 채 서둘러 자리를 떴다.

강씨는 17일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포토라인 앞에 섰다. 그는 “죄송합니다. 정말 진심으로 사죄 드리고,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강씨는 고개를 숙이고 시선을 내려 위축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5일 같은 자리에서 목을 꼿꼿이 세운 채 정면을 바라보며 “악마의 삶을 멈춰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던 ‘박사’ 조주빈(25·구속 기소)씨와는 사뭇 다른 태도였다.

강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조주빈 지시를 받아서 움직인 것이 맞냐” “미성년자로서 처음 신상공개가 된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호송차량에 올라탔다.

강씨는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당시에는 옅은 갈색 캡모자를 푹 눌러 쓰고 흰색 마스크를 눈 밑까지 올려 착용해 얼굴을 감췄다. 이날은 정돈되지 않은 덥수룩한 머리로 나타났다. 강씨는 고개를 숙인 채 1분여만에 종로경찰서를 빠져 나갔다.

‘n번방 처벌 강력촉구 시위팀’은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지만 잠깐이라도 강씨를 보기 위해 종로경찰서를 찾았다. 시민들은 종로경찰서 정문에서 “n번방에서 감방으로” “방에 입장한 너희는 모두 살인자”라고 외치며 관련자들의 강력 처벌을 촉구했다. 이들은 “모든 가해자들의 신상이 밝혀질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왔다”고 했다.

이들은 강씨에 대해 “죄송한 건 당연한 일”이라며 “가해자의 상황이나 나이와는 무관하게 본인이 저지른 죄값만큼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성착취방의 운영자뿐만 아니라 방에 입장해 영상을 보고 관전한 사람들 모두 신상이 공개돼야 한다”고 했다.

강씨는 지난 16일 서울행정법원에 경찰을 상대로 신상정보 공개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미성년자인 10대 피의자 가운데 신상정보가 공개된 첫 사례로 남았다. 텔레그램 성착취물 제작, 유포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 신상이 공개되는 건 박사방 운영자 조씨에 이어 두 번째다.

강씨는 박사방의 운영자로 유료회원을 모집·관리하면서 암호화폐로 거둔 수익금을 인출해 조씨에게 전달하는 등 성착취물 제작·유포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사방’을 성착취 범죄의 유기적 결합체로 규정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강씨의 혐의들을 재차 살피는 한편 관련자들의 여죄 수사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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