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12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책임을 둘러싼 공방전에 러시아가 가세했다. 중국에 무조건적인 책임을 지우려는 시도는 무례하다는 게 러시아의 주장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개최한 내외신 기자들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중국에 코로나19에 대한 책임을 물어 물질적 손해배상을 받아내야 한다는 서방 일각의 주장은 머리카락을 곤두서게 하는 황당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국 내 전염병의 정점을 극복하고 경제를 정상 궤도로 돌려놓고 있는 중국 친구들은 문을 걸어 잠그지 않고 이 악(코로나19)과의 싸움에서 축적한 경험을 공유하면서 다른 나라들을 도우려 여러 가지로 애쓰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중국을 두둔했다.
이어 “이 감염증이 출현한 데 대해 중국이 모두에게 배상해야 하고, 중국의 누군가가 제때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등의 주장은 한도를 넘는 것이고 무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런던의 누군가는 중국이 3조7000억 달러인지 유로인지를 전염병 피해를 본 유럽연합(EU)에 지불해야 한다는 계산을 했다고 들었다. 어떤 이는 중국이 이 금액을 배상하지 않으면 외국의 중국 자산을 압류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며 “이런 얘기를 들으면 (생각의 황당함에) 머리카락이 곤두선다”고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을 겨냥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판한 세계보건기구(WHO)도 옹호하고 나섰다. 그는 “(코로나19 대처에서) WHO가 취한 조치를 아는 사람은 이 기구가 효율적으로 행동했음을 확신하게 될 것”이라며 정치화 시도를 경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WHO가 ‘아주 중국 중심적’이라고 날을 세우며 자금 지원 중단을 위협해 왔다. 지난 11일에는 곧 WHO 지원금 문제와 관련해 발표하겠다고도 예고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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